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7.6.23 금요일
전광판
Hot Click
데스크시각
[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7년 03월 02일(木)
경제지표의 ‘퇴행성 관절염’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이민종 경제산업부 부장

한 번도 겪지 못한 외환위기와 경제 파탄을 알리는 전조(前兆)였을까. 20년 전인 1997년 3월, 한국경제는 봄을 맞았지만 화사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노동법 파동, 한보 부도 사태 해결 과정 등에서 당시 정부의 국정과 위기관리 능력은 바닥을 드러냈다. 무역수지 적자에 투자는 뒷걸음질 쳤고 고용불안은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그해 1월 실업자는 55만1000명에 달했다. 자동차 등 산업계는 내수 침체에 따른 재고 누적으로 조업 단축에 들어가는 등 몸살을 앓았다.

세월이 흘렀고,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했다고 하나 최근 경제 전반을 둘러싼 여건은 시곗바늘을 거꾸로 돌린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한계 주력산업의 구조조정은 조기 대선의 치마폭에 숨었고, 생산, 투자활동의 회복세는 힘없는 맥박 같다. 실업자는 100만9000명, 실업률은 3.8%로 치솟았다. 구직단념자만도 58만9000명,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은 22.5%에 달할 정도다. 최근 만난 서울 모 사립대의 한 4학년 복학생은 “40명이 넘는 학부 동기 중 취업자는 단 1명”이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물가 오름세는 지속되는데 양질의 일자리는 줄어들고 소득은 정체되니 정부가 내놓은 내수·투자 진흥대책은 대증요법보다 못한 평가를 받으며 조소의 대상이 됐다. 선단(船團)식 경영시대의 종언이 긍정적 효과를 줬으면 좋으련만 대안 없는 재계의 컨트롤타워 재편은 오히려 향후 부작용을 어찌 감당하겠느냐는 우려를 낳는 형편이다.

사정이 이렇다면 만약 조기 대선이 확정돼 누가 집권한다 해도 특별한 대책을 내놓아 경기를 견인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재차 단기처방, 인위적 경기부양책에 파묻히면 혼선과 부작용이 불가피할 텐데 대선 주자들의 경제공약에는 벌써 그런 흔적이 농후하다. 한 경제 전문가는 “예컨대 기업 임금을 정부가 결정한다는 식의 발상이나 접근은 무책임하다. 표만 의식한 것 아닌가. 그러다가 공약(空約)에 그치면, 결국 경영계의 반발 때문에 못했다는 식으로 화살을 돌릴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사실 해법은 나와 있다. 산업구조의 면밀한 접근 속에 경쟁력을 진단해 ‘약’으로 처방할 수 없는 환부는 더 번지지 않게끔 도려내야 한다. 발목을 옭아맨 규제는 풀어 기업활동의 창의성을 보장하는 한편, 수출의 과실이 투자, 소득으로 연결되도록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 줘야 한다. 절차와 정교함의 원칙을 망각하고 포퓰리즘에 사로잡힌 처방들이 항상 돌이킬 수 없는 후유증을 낳았는데 마치 전철을 밟는 듯한 형국이다.

그 쓴 대가는 고스란히 일자리 감소와 실직, 소득 정체, 가계 해체 같은 상상하기 싫은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우리는, 과거의 여러 사례를 통해 똑똑히 경험하지 않았나. 문화일보가 올해 중점 연중기획으로 ‘일자리가 애국이다’ 시리즈를 통해 고용 실마리를 모색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엄중한 현실 인식에 기초한 것이다. 가야 할 길은 먼데, 한국경제와 고용이 벌써 ‘퇴행성 관절염’으로 절뚝거리는 모습을 언제까지 바라만 볼 것인지.

horizon@
e-mail 이민종 기자 / 경제산업부 / 부장 이민종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많이 본 기사 ]
▶ 탈북 20대 여성, 음란방송으로 억대 수익 호화생활
▶ 日, 해저화산 폭발로 ‘횡재’…여의도 24배인 70㎢ 영해 확..
▶ 이재용, 마라톤 재판에도 平常心… 생일상도 구치소 밥차..
▶ “분노 치민다” 2심법원 ‘여중생 집단성폭행’ 형량 높여
▶ 정유라 입만 열면 ‘폭탄’···변호인도 “못말려” 곤혹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정씨, 애초 “朴과 통화 1번”→“두세번 했다” 번복변호인 측 다음날 오후 정씨 발언 정정 등 난처“재판 과정에서 불리한 영향 미칠 가능성..
ㄴ 정유라 “한국 감옥은 직접 빨래”…송환거부자료 치밀 수집
ㄴ 편지 쓴 정유라 “대선 前 아무 나라 시민권이라도”
일본 사무라이 전설은 허구…실체는 배신 일삼..
文 “올 하반기까지 사드 1기만 배치키로 당초 ..
‘BBK 사건’ 김경준 “박근혜 변호인 유영하가 기..
line
special news 배우 주원, 백골부대 조교 된다…“훈련소서..
지난달 군에 입대한 배우 주원(30)이 백골부대 조교가 된다. 주원의 소속사 화이브라더스는 2..

line
“분노 치민다” 2심법원 ‘여중생 집단성폭행’ 형..
탈북 20대 여성, 음란방송으로 억대 수익 호화..
이재용, 마라톤 재판에도 平常心… 생일상도 ..
photo_news
日, 해저화산 폭발로 ‘횡재’…여의도 24배인 70㎢ 영해 확..
photo_news
AOA 초아 “탈퇴하겠다”…소속사 “결정된 바 없어”
line
[연재소설 徐遊記]
mark(1150) 56장 유라시아 - 3
illust
[인터넷 유머]
mark국어 선생님
mark양말 한 짝
topnew_title
number 자살한 해군 女대위 강간·강제추행 혐의 대령..
국민의당, 호남 민심에 화들짝… “협조할 건..
“사치품 수입에만 한해 7380억…출처는 김정..
아우디, 핸들 15도 이상 돌리면 질소산화물..
전원책 TV조선 앵커로… 손석희·김주하와 뉴..
hot_photo
김기방, 화장품 사업가 김희경과..
hot_photo
설리, 자꾸 왜 이럴까?…이번엔 ..
hot_photo
‘위기일발’ 추락한 승용차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