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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7년 03월 02일(木)
임시공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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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회평 논설위원

바쁘기로 소문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주 금요일(2월 24일)에는 오후 3시에 조기 퇴근하고 좌선, 콘서트 관람 등 개인 시간을 보냈다. 많은 직장인도 아직 환한 시간에 회사를 나섰다. 쇼핑을 하거나 여행을 떠났고, 더러 낮술을 즐기는 축도 있었다. 일본 정부가 의욕적으로 벌인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첫 시행일 표정이다. 바로 하루 전인 23일 한국 정부는 한 달에 한 번 금요일 4시에 퇴근시켜주는 ‘가족과 함께하는 날’ 구상을 내놓았다. 월∼목요일 30분씩 추가근무를 해야 하고, 재계의 동참이 없다는 점을 빼면 일본 정책 판박이다. ‘불금데이’의 소비 효과를 두고는 일본에서도 논란인데, 국내 역시 ‘쓸 시간이 아니라 쓸 돈이 없다’는 식의 냉소가 주류다.

소비 이벤트의 다음 순서로 ‘5월’이 유력하다. 5월 첫 주는 1일(근로자의 날)과 석가탄신일(3일), 어린이날(5일) 등 징검다리 휴일이 이어진다. 화·목요일인 2·4일이 임시공휴일로 되면 4월 29일부터 5월 7일까지 최장 9일 황금연휴가 가능하다. 정부는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 손사래를 치지만 세간의 기대감은 수그러들지 않는다. 지난해에는 5월 6일, 2015년엔 8월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연휴를 만든 정부다. 그것도 모두 열흘쯤 남긴 시점에 결정해 즉흥 행정이란 비난을 자초했다.

여가가 소비를 늘리는 건 경험칙이다. 지난해 5월 5∼8일 연휴 백화점 매출은 1년 전보다 16% 증가했다. 경제 전체에 득만 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휴일이 하루 늘면 월 수출 증감률은 4.4%포인트 떨어진다. 유통 업계는 반색하지만 제조업에선 볼멘소리가 나온다. 연휴가 길어지면 외국행 항공기가 붐비면서 내수에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된다. 근래 두 번의 즉흥 공휴일은 미리 해외여행 스케줄을 잡지 못하게 하려는 전략이었다는 기막힌 분석도 있다.

올해엔 탄핵 변수까지 끼어든다. 예상대로 헌법재판소가 10∼13일 탄핵을 결정한다면 2개월 이내에 치를 대통령 선거일이 ‘5월 연휴’와 맞물릴 수 있다. 궐위에 의한 선거일은 법정 공휴일이 아니지만, 대선인 만큼 임시공휴일로 지정될 공산이 크다. 휴일 방정식이 이렇듯 복잡해서는 혼란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일본은 특정 날짜의 법정 공휴일을 월요일로 고정하는 ‘해피 먼데이’ 정책을 시행 중이다. 예측 가능한 연휴를 위해 도입해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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