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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7년 03월 03일(金)
인간의 상처, 몸과 영혼은 분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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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에 대하여 / 헤르베르트 플뤼게 지음, 김희상 옮김 / 돌베개

책의 부제는 ‘몸과 병듦에 대한 성찰’. 몸과 병듦에 대한 이야기는 요즘 TV 프로그램에 넘쳐난다. 이 프로그램들은 건강하게 잘살고 싶다는 원초적 욕망을 겨냥한 실용 정보들로 채워진다. 이 책은 그것들과 같으면서도 다르다. 잘살고 싶다는 희망을 응원한다는 점에서는 같고, 인간의 아픔에 대해 철학적 성찰을 깊게 시도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저자는 독일의 내과 의사이자 임상의학자. 20세기 초에 태어나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었다. 전쟁 탓에 신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정신적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환자들을 많이 만났다. 이로 인해 그는 인간의 아픔을 다룰 때 몸과 영혼을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독학으로 현상학 방법론을 공부한 후 인간의 육체 현상을 철학적으로 성찰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른바 의학적 인간학(medical anthropology)의 시각으로 행복과 불행의 의미를 들여다본 것이 이 책의 내용이다.

인간의 자살이 실존적 지루함에 의해 발생한다는 것, 정신증세로 여겨지는 우울증이 육체로서의 심장과 관련 있다는 것 등 저자의 독특한 통찰이 빛난다.

유럽 지식인답게 유신론의 관점을 유지하면서도 동양의 지성들처럼 의학과 철학으로 영과 육을 동시에 살피고 있다. 인간 존재의 의미를 새겨보게 하는 탁월한 에세이로 읽어도 좋은 책이다.

장재선 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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