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국 관광까지 막는 中 사드 보복에 똘똘 뭉쳐 맞서야

사드를 핑계로 중국이 취하는 보복 조치들을 보면 과연 자유무역을 존중하고, 투자자를 보호하는 나라인지 의심스럽다. 그동안 ‘소비자’를 앞세우는 시늉이라도 하더니 지난달 28일 국방부와 롯데의 부지 교환계약 체결 뒤엔 중국 정부와 공산당이 나섰다. 국가여유국은 2일 베이징 지역 여행사들에 한국행 여행상품 판매를 중단하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관영 언론들은 한국 제품 불매운동을 선동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센카쿠 분쟁 때 일본 관광 금지와 희토류 수출 중단 조치를 취한 적이 있으나, 이번 경우는 훨씬 비상식적이고 명분도 없다. 중·일 간에는 영토분쟁이었지만, 사드는 북한 핵무기에 대응한 최소한의 자위적 방어 장치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반체제 인사에게 노벨상을 준 노르웨이에 대해 연어 수입을 금지한 일도 있다. 그러나 규모와 여파는 비교할 비가 못 된다. 비상한 대응이 불가피하다.

한·중 간의 무역 및 민간 교류를 고려하면, 중국의 이런 조치는 ‘경제적 선전포고’라고 할 만하다. 2016년 기준으로 양국 간 교역은 2113억 달러이고, 한국의 대중(對中) 투자도 725억 달러에 달하며, 기업 수는 2만3000여 개이다. 인적 교류는 연 1000만 명을 넘었으며, 시내버스 수준인 평균 8분마다 여객 항공편이 왕래한다. 그런데 이런 것을 봉쇄하겠다고 한다. 중국이 2001년 가입한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는 정치적인 이유로 무역 제한을 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 있는데, 이것도 묵살하는 행패다.

경제를 이유로 안보를 양보한 나라에 미래는 없다. 더 이상 밀리지 말고 맞대응해야 한다. 경제적 불이익을 감수하더라도 똘똘 뭉쳐 맞서야 한다. 치졸한 경제 보복이 중국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부당한 조치에 맞서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투자와 수출을 다변화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가적 의지다. 중국이 이렇게 무도하게 나오는 데는 야당의 ‘사드 재검토’ 입장도 거들고 있다. 야당도 ‘경제적 준(準)전시’로 생각하고 국론을 모으는 데 협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