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한한령의 여파 속에서도 여전히 한류스타 송중기(왼쪽 사진)와 송혜교(오른쪽)를 각각 광고모델로 고수하고 있는 중국 화장품업체의 홈페이지 이미지.
“수입하면 10배 이익인데…”
돈 되는 콘텐츠 놓쳐 속앓이
광고 모델에 한류스타 여전
中정부눈치 보며 교체 안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측의 보복이 본격화되며 ‘한한령’(限韓令·한류콘텐츠수입제한령)의 수위도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류콘텐츠를 활용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던 중국 관련 업체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6일 오전 9시 현재 중국의 대표적인 화장품 업체인 한허우(韓後), 쯔위안(滋源), 프로야(珀萊雅)의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여전히 대표적 한류스타인 김수현, 송혜교, 송중기를 각각 광고 모델로 쓰고 있다. 지난해 말 한한령이 본격화되며 현지 언론은 이 업체들이 중국 정부로부터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광고 모델 교체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반 년 가까이 광고 모델은 변하지 않았고, 김수현은 지난해 8월 신규 중국 광고 계약 두 건을 체결하기도 했다.
한 중국 전문 에이전트는 “한류 콘텐츠를 활용하는 중국 업체들은 정부의 눈치를 보면서도 쉽사리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며 “게다가 다른 업체와 경쟁 속에서 어렵게 광고 계약을 맺었고, 중국민들의 호감도가 높아 매출 신장에 기여하는 한류스타를 최대한 활용하고 싶어 한다. 이미 광고 계약을 마친 상황에서 굳이 손해를 감수하면서 계약 기간이 남은 광고 모델을 교체할 필요가 없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한한령 이후 드라마, 영화, 공연 등 한류 콘텐츠의 수출길은 철저히 막혔다. 하지만 정식으로 한류 콘텐츠를 접할 방법이 사라지자 불법 다운로드 시장을 통해 해적판이 범람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했다. 중국 정부의 조치와는 별개로 중국민은 여전히 한류 콘텐츠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중국민의 성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업체들 입장에서는 ‘돈 되는’ 콘텐츠를 눈앞에서 놓치며 속앓이를 하고 있다.
중국의 동영상채널 아이치이(愛奇藝)가 지난해 초 수입한 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조회수 44억 뷰를 기록해 엄청난 수익을 냈다. 중국 인구가 약 13억 명 임을 고려하면 산술적으로 1명당 ‘태양의 후예’를 3.3회 봤다는 의미다. 이런 인기를 기반으로 지난해 7월 양국에서 동시 방송된 ‘함부로 애틋하게’는 중국에서 41억 뷰를 기록했다. 하지만 한한령의 여파로 중국 수입사는 미리 잡혀있던 자국 프로모션까지 취소했다. 지난해 연말 방송됐던 tvN ‘도깨비’의 주연 배우 공유는 중국 최대 SNS 웨이보(微博)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를 얻었으나 이 드라마를 수입하지 못한 중국 업체들은 중국민들의 엄청난 관심을 바라보며 입맛만 다셨다.
한국 드라마를 다수 수입했던 중국 동영상 업체 관계자는 “한류스타가 출연하는 신규 드라마를 수입해 한·중 동시 방송하면 유료 공개되는 방송 첫 주에는 많게는 수만 명의 유료 회원이 유입되고, 무료 공개되는 2주차부터는 수 십 만 명의 무료 회원이 늘어 광고 효과가 극대화된다”며 “한류 콘텐츠를 통해 중국 측은 수입가 대비 10배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는데, 이번 조치로 인해 중국 업체들도 한국 못지않은 피해를 입고 있다”고 토로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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