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세의 골프 인문학>金, 퍼블릭 건설 등 대중화 앞장…盧, 휴가때 즐기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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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노무현 前대통령

고 김대중(왼쪽 사진) 전 대통령은 야당 시절엔 골프장을 갈아 없애 논밭을 만들겠다고 장담했지만, 대통령이 된 뒤엔 골프 대중화에 앞장섰다. 몸이 불편해 직접 골프를 하진 못했으나 골프에 대한 사랑과 배려는 역대 어느 대통령 못지않았다. 마침 그의 재임 기간은 박세리와 최경주, 박지은, 김미현 등이 미국에서 펄펄 날던 시절과 겹친다. 1998년 박세리가 맨발의 투혼을 보이는 등 김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에 한국 골프는 중흥기를 맞았다. 김 전 대통령은 이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격려했고 퍼블릭 골프장을 많이 건설하라고 지시했다. 자연스럽게 김대중 정권 시절의 골프는 귀족 놀이가 아닌 레저 스포츠로 인식됐고, 골프 인구는 급격히 늘어났다.

고 노무현(오른쪽)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 청남대 개방을 앞두고 4월 각 정당 대표를 초청해 첫 라운드를 했다. 전반 9홀의 스코어는 53타였다. 라운드 후 소감에서 골프를 ‘재미있는 운동’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에 그다지 골프를 많이 하지 못했던 터라 늘 100타 수준이었다. 태릉골프장에서 생전 처음으로 94타를 남겨 100타를 깨뜨렸던 것으로 전해진다. 보기 플레이어 수준이던 권양숙 여사는 워낙 골프를 좋아해 대통령의 골프 스승을 자처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남대를 폐쇄한 지 2년 만에 2005년 충남 계룡대에 골프장과 별장이 새로 조성됐다. 노 전 대통령 부부는 휴가 때 이곳을 자주 찾으며 지인들과 동반 라운드를 즐기기도 했다. 공직자들도 골프장에 다닌 것을 숨기지 않았고, 꺼리지 않는 분위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