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저만 불편한가요?”… ‘프로불편러’를 보는 두 가지 시선

‘모든 일 과한 비판’ 반감불러
‘소수자 의견 통로’ 긍정론도

“이거, 저만 불편한가요?”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사안에도 문제를 제기하고 다른 사람들의 동의를 끌어내려는 이른바 ‘프로불편러’들이 사회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다. 프로불편러란 ‘불편함을 느끼는 데 프로인 사람’이란 의미로 쓰이는 인터넷 용어. 원래는 ‘모든 일에 너무 과하게 반응해 불필요한 갈등만 조장한다’는 부정적 어감을 담은 명칭이지만, ‘프로불편러들 덕분에 묻혀 있던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가 관심을 받게 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프로불편러들은 “이러이러한 것을 보니 불편하다”는 말보다 “이거 나만 불편하냐”라는 표현을 즐겨 쓴다. 자신이 느낀 불만을 표출할 뿐만 아니라 공감을 유도하기 위한 어휘 선택이다. 프로불편러 논쟁이 가장 거센 분야는 ‘여성 혐오’다. 6일 SNS 등에서는 “카카오톡 이모티콘에 여성에 대한 성 고착화 의식이 담겨 있는 것 같아 불편하다”든지 “남성 연예인과 달리 여성 연예인의 경우는 카메라가 몸을 훑어 불편하다”와 같은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프로불편러들의 목소리가 커질수록 이들이 ‘아무것도 아닌 일에까지 너무 예민하게 반응한다’고 질타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프로불편러들은 누군가의 외모를 칭찬하면 ‘외모 이외의 개성에는 관심이 없다’는 식으로 왜곡한다”고 비판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요새 프로불편러들은 무슨 말만 하면 여성혐오라고 치부해버리니 말을 하다가 나도 모르게 멈추게 된다”고 토로했다. 반면 프로불편러들 덕분에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가 세상 밖으로 표출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프로불편러들의 문제 제기가 미처 의식하지 못했던 부조리 등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등 잘못된 방식이 되지 않는다면, 프로불편러 현상은 일상생활에서 소수자의 의견이 자유롭게 개진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