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헌재 不服’ 여론이 절반, 선동 정치인들 책임져야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심판이 1주일 이내로 임박했다. 이제 헌재 결정 이후를 내다보고 대응해야 할 시점이다. 그런데 탄핵에 대한 자신의 소신과 다른 헌재 결정이 내려질 경우에는 불복(不服)하겠다는 여론이 절반에 달해 심각한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탄핵 기각’의 경우엔 그 불복 비율이 훨씬 높았다. 탄핵을 요구하는 응답자가 많고 그 소신이 확고한 탓도 있겠지만, 야권의 대선 주자들이 더 적극적 불복을 선동한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다.

조선일보가 6일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헌재 결정에 정치권과 국민이 무조건 인정하고 승복해야 한다’는 응답이 50.6%, ‘결정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반대 의사를 밝혀야 한다’는 응답이 44.6%였다. 보수층에선 불복 응답이 34.4%였으나, 진보층에선 52.6%로 높게 나왔다. 세대별로도 뚜렷한 차이를 보여 불복 응답이 20대에서는 53.0%, 60대 이상에서는 26.3%였다. 같은 날 보도된 한겨레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 헌재 결정이 본인 생각과 다른 경우에 ‘수용 못하겠다’는 응답이 53.9%, ‘수용하겠다’ 39.7%였다. 탄핵 찬성 입장을 표명한 응답자 중에는 무려 62.6%가 불복 응답을 했다. 지난 대선에선 문재인 후보 지지 응답자의 경우엔 그 비율이 68.2%로 더 높아졌다. 두 조사의 불복 비율 차이(44.6%와 53.9%)는 설문 설계에 따른 것으로 보이지만, 대체로 절반 정도가 불복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최후의 법치 절차인 헌재 결정에 불복하겠다는 응답이 이렇게 높은 것은 국정의 조속한 안정을 위해서도,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기각 땐 혁명” 등 불복을 선동한 정치인들부터 큰 책임을 느껴야 한다. 앞으로 며칠 동안에라도 승복을 적극 설득해야 할 책임이 그만큼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