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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CT & Science 게재 일자 : 2017년 03월 07일(火)
4차 산업혁명 가로막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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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지난 2월 초 미국 실리콘밸리에 다녀왔다. 한국은 4차산업 혁명이 난리지만 실리콘밸리에서는 ‘그게 도대체 뭐냐’는 분위기다. 실리콘밸리의 한국분들은 내게 ‘그게 도대체 뭐길래 한국에서 그 난리냐’고 핀잔을 준다. 그렇다고 실리콘밸리가 4차산업 혁명의 본류인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로봇 등의 개발을 등한시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공룡기업들의 엄청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구글을 보자. 주목해야 할 부분은 구글의 미래에 대한 투자다. 구글은 검색, 유튜브 등 핵심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투자를 ‘기타 투자(Other bets)’라는 이름으로 관리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사업인 네스트나 미래기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구글X, 자율주행차 사업인 웨이모, 바이오벤처사업인 버릴리 등이 이 영역에 속해 있다. 최근 몇 년간 계속 적자를 내면서도 투자 중이다. 이 구글의 기타투자 영역이 바로 요즘 한국이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4차산업 혁명의 승부처다.

미래사업의 승부처는 돈 싸움이다. 구글은 IoT 스타트업 네스트를 2014년에 약 3조5000억 원을 주고 인수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자율주행차 스타트업인 크루즈를 지난해 거의 1조 원을 주고 인수했다. 포드는 2월 AI 스타트업인 아르고 AI에 향후 5년간 1조여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인재확보에 목마른 글로벌 기업들은 그냥 해당 스타트업을 거액을 주고 통째로 인수해 버린다.

국내기업들은 아직 갈 길이 멀다. 네이버의 2016년 매출이 4조 원이고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어섰다고 하지만 글로벌 공룡 정보기술(IT) 기업에 비하면 전투력은 현저히 떨어진다. 지난해 12월 네이버는 사내 연구개발조직 네이버랩스를 분사시키고 향후 3년간 12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네이버랩스는 AI, 자율주행차, IoT, 로봇 등을 연구한다. 네이버의 투자소식은 반갑지만 한참 모자란다고 느꼈다. 이 분야의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그 정도는 소액투자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것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움직임이다. 방통위는 네이버 등 인터넷 포털을 규제하겠다고 한다. 전통미디어를 제치고 막대한 광고수익을 올리기 때문이란다. 또 방송광고시장과 형평성 차원에서 온라인광고 규제를 검토해 보겠다는 얘기도 나온다. 전 세계 미디어 시장을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장악해 가는 시대에 방송광고시장도 지각변동을 겪고 있다. 그런데 방송사들과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서 그나마 잘되는 회사를 규제하겠다니 시대착오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국이라는 우물 안에서 보면 네이버나 카카오가 큰 회사로 보인다. 하지만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알리바바, 텐센트 등과 비교하면 우리 기업들은 난쟁이에 가깝다. 정부는 각종 규제로 산업생태계의 경쟁력을 끊어버린 국내 게임업계처럼 인터넷 생태계도 규제로 압사시켜버리고 싶은 모양이다. 4차산업 혁명의 주인공은 데이터를 자유자재로 요리하는 인터넷-소프트웨어 회사들이다. 제발 시대착오적인 규제로 미래의 주인공이 될 회사들을 옭아매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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