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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서광스님의 치유하는 마음여행 게재 일자 : 2017년 03월 08일(水)
괴로울땐 마음의 고향인 ‘몸’을 들여다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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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명상에서 ‘지금-여기’에 머무른다는 의미는 마음이 몸과 함께 머무른다는 뜻이다. 그럴 때 마음도 몸도 평화롭게 꽃을 피운다. 섬진강변에 꽃망울을 터뜨린 매화. 박경일 기자 parking@

오래전에 한 젊은 남자분이 면담을 요청했습니다. 그는 얼마 전에 여자 친구와 헤어지고 나서 슬픔과 괴로움, 분노, 배신감, 질투, 그리움 등 온갖 감정으로 뒤범벅이 되어 정상적인 삶을 유지하기 위해 힘겹게 씨름하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아주 짧은 순간에도 그의 마음은 엎치락뒤치락 요동쳤습니다.

자기가 아닌 다른 남자와 사랑을 나누고 있을 여자 친구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살기에 분노와 질투심을 느끼다가도, 자신과 다정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면서 그리워했고, 다시 시간을 되돌리고 싶어 했습니다. 그러다가도 금방, 홀로 남겨진 자신의 상태에 좌절과 외로움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마음이 성난 파도처럼 요동치고, 대형 쓰나미가 되어 내면세계가 아수라장이 된 상태에서는 어떤 위로의 말이나 충고도 소용이 없습니다. 파도와 맞서 싸우든, 파도에 밀려 무력하게 좌초되든, 몸과 마음이 망가지고 상처받는 것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만일 이런 상태에 있는 사람이 당장 여러분의 위로와 도움을 필요로 한다면, 여러분은 어떤 말로 위로해 줄 수 있을까요? “세상에 여자는 많다, 시간이 약이다, 그런 못된 여자와는 헤어지는 것이 오히려 낫다…”는 말들이 때로는 위로가 되기보다 오히려 거리감을 느끼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마음이 괴로울 때는 제일 먼저 괴로움의 대상에 집착하고 있는 마음을 분리해야 합니다. 어떻게요? 마음을 몸으로 데리고 와야 합니다. 파도치는 그 마음이 안정하고 쉴 수 있는 곳에 일단 데려다 놓고, 그런 다음에 상처를 치료해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남자의 마음이 헤어진 여자 친구의 포로가 되어 있기 때문에 혼자의 힘으로는 돌아갈 수가 없습니다. 이런 경우, 명상이 어떤 방식으로 이 남자의 마음을 위로하고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마음이 괴로울 때는 마음의 고향(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 MSC 명상기법

마음챙김에 기반을 둔 자기연민명상(MSC·Mindful Self-Compassion)은 마음챙김, 자기자애, 자기연민을 정신치료와 뇌과학 이론으로 결합한 일종의 통합명상프로그램입니다. 앞의 사례를 MSC 기법의 일부분을 통해서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실습해 보겠습니다.

눈을 감고 심호흡을 2∼3번 합니다. 지금 이 순간 일어나는 고통들이 몸의 어느 부위에서 가장 심하게 느껴지는지 찾아봅니다. 가슴인지, 머리, 어깨, 다리인지…,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주의를 몸 전체로 천천히 이동하면서, 몸의 어느 부위에서 가장 강한 고통이 일어나는지 알아차려 봅니다. 고통이 느껴지는 부위를 발견했으면, 거기서 느껴지는 고통에 이름을 붙일 수 있는지 봅니다. “후회, 외로움, 슬픔, 옥죔, 압박감, 짓눌림, 숨막힘….” 뭐든지 마음에 떠오르는 이름이 있으면 소리 내어서 말해 봅니다.

이번에는 몸의 부위에 손을 얹고 부드럽게 만져 줍니다. 그리고 위로해 줍니다. 이때 아픔을 없애려고 하기보다는 그냥 그 아픔을 인정해 주고 수용해 줍니다. 필요하다면 “아프게 해서 미안해, 놀라게 해서 미안해…” 등 사과의 말을 해줘도 좋습니다. 계속해서 소리를 내어 말하면서 필요한 만큼 아픈 부위를 쓰다듬어 줍니다. 마음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적당한 때에 눈을 뜹니다.



# 괴로운 마음은 몸을 통해 치료한다

일상적인 심리상태에서는 그냥 단순하게 앉아서 호흡명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금방 가라앉고 고요해집니다. 그러나 성난 파도처럼 요동치는 마음을 안정시키고 평정심을 되찾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치밀어 오르는 그 마음을 어쩌지 못해서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부들부들 떨고, 욕을 하고, 물건을 던지고, 술을 마시고, 싸움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대응방식들은 대부분 그 후유증을 낳기 마련입니다. 잘못이 누구에게 있든, 설사 벌어진 일들이 전적으로 우리의 잘못이 아니라고 해도, 그 상처와 고통은 고스란히 우리 자신들의 몫으로 돌아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참고 견디는 것 또한 힘들고 괴롭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단 고통을 유발하는 대상으로부터 우리의 마음을 거둬들여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대상으로부터 포로가 된 우리의 마음을 우리의 몸으로 데리고 와야 합니다. 어떻게 데리고 오냐고요? 호흡으로 주의를 가지고 오거나, 몸의 아픈 부위를 찾아서 여자 친구에게 집착된 마음(남자의 경우)을 자기 몸으로 돌아오게 합니다.

그런 다음 가장 심하게 반응하는 몸의 부위를 찾아내어 마치 사랑하는 친구를 대하듯이 그 부위를 부드럽게 터치하면서 따뜻하고 친절한 말로 위로해 줍니다. 아픔이 사라지기를 바라지 말고 그냥 그 아픔을 인정하고, 미안하다고 사과해 보세요. 아마도 기적처럼, 짓눌리고 찢어질 듯 아팠던 가슴이 진정되는 것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한국명상심리상담연구원 원장
e-mail 박경일 기자 / 문화부 / 부장 박경일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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