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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7년 03월 08일(水)
‘단체장 주자’ 양다리 걸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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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성열 전국부장

정치평론가조차 잘 모르는 선거법상 작은 변화가 있다. 국회·지방의회 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재·보궐 선거를 4월 첫 번째 수요일로 통일한 공직선거법 35조 2항(2015년 8월 개정)을 말한다. 올해는 4월 5일이 식목일인 관계로 4월 12일이 정기 재·보궐 선거일이 된다. 이날은 선거일 30일 전, 즉 3월 13일 이전 1년간 발생한 재·보궐 사유 해당 선출직의 빈자리를 채우는 선거가 전국에서 일제히 치러진다. 그런데, 이번에 자칫 일부 단체장을 불과 한 달 사이에 새로 뽑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할 가능성이 생겼다. 며칠 후 만약 대통령 탄핵이 결정될 경우 대선이 5월 초순으로 6개월가량 당겨지고, 출마를 결심한 단체장은 늦어도 4월 초까지 사퇴해야 하기 때문이다.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남경필 경기지사, 최성 고양시장에 이어 홍준표 경남지사, 김관용 경북지사 등도 해당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이 모두 사퇴할 것 같진 않다. 상당수 단체장은 현직을 유지한 채 당내 경선에서 뛰고 있다. 경선일정이 가장 빠른 더불어민주당을 예로 들면 4월 초 사퇴 시점 이전에 대통령 후보가 확정되면 탈락한 단체장은 그냥 제자리로 돌아가면 된다.

여기서 개별 후보와 소속 정당의 고민이 출발한다. ‘양다리 걸치기’ 비판에 마주칠 우려가 있어서다. 실제 국민과 정치권에서 대통령에 도전하려는 이는 모든 걸 걸고 올인하는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럼에도 단체장을 대선주자로 참가시키고, 이후 ‘원대복귀’도 묵인하려는 것은 당과 후보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2012년 김두관 당시 경남지사가 대권 도전에 나서려고 사퇴한 후 상대당에게 단체장 자리를 뺏긴 학습효과랄까. 소중한 정치 자산인 단체장을 반대진영에 넘겨주지 말자는 당의 계산과 ‘안 되면 말고’ 단체장의 배짱이 만난 것이다.

이런 어정쩡한 태도와 초스피드 보궐선거가 단체장 탓만은 아니다. 정상적인 12월 대선이면 9월 말 정도에 현직을 박차고 대권 도전을 선언하면 됐다. 1년 미만 잔여 임기만 남기고 사퇴하면 보궐선거 없이 대행체제로 굴러가니 예산 낭비 비난도 피할 수 있었다. 뜻밖의 대통령 궐위 선거에 대비해야 할 특수 상황이 결단의 데드라인을 대폭 앞당긴 셈이다. 법상으로는 3월 13일 이전에 그만두면 공석은 4월 12일 재·보궐 선거로, 14일 이후 나가면 그다음 보궐 선거인 5월 초 대통령 궐위 선거로 메운다. 이렇든 저렇든 약 한 달 만에 새 단체장을 뽑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선관위에 이게 가능한지 문의했더니 후보자의 선거운동을 신속하게 진행하고 선거관리도 잘하면 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벼락 쇼핑’을 해야 할 정치 소비자는 어안이 벙벙한데 말이다.

정치 시장의 공급자들은 이런 생각을 해보길 권한다. 결국 보궐선거 지역이 1∼2군데로 그친다 해도 주민 입장에서는 5년 이상 동네 대통령처럼 따르던 리더를 삽시간에 잃고 한 달 만에 새 단체장을 맞는다. 당은 물론, 단체장 자신도 원래 약속을 어기고 나가는 사정과 미안함을 충분히 표현했으면 한다. 동시에 후속 리더십이 무난히 이어지도록 철저한 준비도 해달라. 선관위의 엄정관리는 당연지사다. nos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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