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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7년 03월 10일(金)
‘사드 조공’이 키운 中 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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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충신 정치부 부장

2014년 10월 일본 최북단 아오모리(靑森)현 샤리키(車力) 주일미군기지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눈인 X밴드레이더가 배치됐다. 중국 외교부가 “전략적 안정에 해로우며 지역의 상호 신뢰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지만 일본 정부는 한 귀로 듣고 흘렸고 중국은 입을 닫았다. 국가 생존이 걸린 안보 현안을 두고 중국이 이래라저래라 하는 건 주제넘은 군사주권과 내정 간섭이라는 의미였다. 되레 일본이 중국에 할 말이 많았다. 중국은 탐지거리 3000㎞의 초강력 초지평선레이더 OTH-B 등을 베이징(北京) 인근과 동부 해안에 배치하고 50여 기의 군사정찰위성으로 일본의 군사기지와 주일미군기지를 24시간 손바닥 들여다보듯 감시해온 터였다. 일본의 사드레이더 배치에 대해 중국은 경제보복은 고사하고 더 이상 말도 못 꺼냈다. 중국도 국제법 상식쯤은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부산에서 가까운 일본 야마구치(山口)현 하기(萩市)시를 포함해 2기가 배치된 일본의 X밴드레이더는 전진배치용(FBR)이다. 탐지거리가 2000㎞로, 한국에 배치될 종말모드용(TM)의 2배 이상이다. 중국은 성능이 훨씬 뛰어나고 대중국용이 분명한 일본 사드레이더엔 시비 걸 엄두도 못 냈다. 그런데 그보다 성능이 떨어지고 한·미가 대북용이라고 친절히 설명까지 한 주한미군 사드레이더엔 대놓고 협박하고 경제보복까지 하고 있다. 한국이 일본보다 만만해서일까. 중국의 본질인 패권적 중화주의만으론 뭔가 설명이 부족하다.

중국을 탓하기 전에 우리에겐 문제가 없을까. 중국은 온갖 사드 괴담과 사드 반대론, 차기 정부 연기론 등 국론이 양분된 한국 정치 상황을 교묘하게 파고들었다. 중국이 경제보복 시늉을 하자마자 야당 국회의원들은 득달같이 두 차례나 중국을 찾는 저자세 외교를 폈다. ‘사드 조공’이란 용어까지 나왔다. 중국의 전략을 간파하지 못하고 어설프게 전략적 모호성으로 접근하다 되치기를 당한 정부의 외교 실패도 한몫 거들었다. 미·중이 강대강으로 대립하는 전략 구도에서 어정쩡한 양다리 전술은, 중국의 오판과 동맹인 미국의 외면으로 낙동강 오리알 신세 되기에 딱 좋은 하책 중 하책이다.

중국이, 돈을 들여 사드 포대를 구입해 주일미군을 보호하겠다는 일본은 건드릴 엄두도 못 내면서 한국을 타깃으로 사드 배치 반대를 압박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미·일 동맹이 구축하고 있는 대중(對中) 안보벨트로부터 약한 고리인 한국을 이탈시키기 위한 목적이다. 북핵 불용 정책에 목을 매고, 쉽게 분열하는 한국의 정치권은 안성맞춤의 먹잇감이다. 국민 생명과 국가 운명이 걸린 안보 현안을 놓고 사분오열하는 한국의 정치판을 두고 중국은 속으로 비웃고 있을 것이다.

중국의 치졸한 경제보복을 계기로 시대착오적 남북등거리 외교전략의 실체를 뒤늦게나마 깨닫게 된 것은 의외의 수확이다. 우리 내부가 분열하면 중국·일본 등 주변국이 마음껏 우리를 농락하는 게 국제사회의 현실이다. 그나마 한·미 동맹이라도 있기에 중국이 대놓고 겁박하고 무시하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분열하면 한·미 동맹도 버팀목이 못 된다. csjung@
e-mail 정충신 기자 / 정치부 / 부장 정충신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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