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과거보다 훨씬 강한 ‘보호무역’으로 갈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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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 ‘2017 세계경제 전망’강연

“Fed, 금리 세차례 인상할듯… 韓 보호위해 사드 매우 중요”

미국의 경제 석학인 마틴 펠드스타인(사진) 하버드대 경제학 석좌교수는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위험 요인으로 자산가격 하락과 재정적자, 무역분쟁을 지목했다. 그는 또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인상할 것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13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세계경제연구원(이사장 사공일) 주최로 열린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과 2017년 미국 및 세계 경제 전망’ 주제 강연을 통해 미국 경제가 매우 양호한 상황이지만 자산가격 하락과 재정적자, 무역분쟁 등 세 가지 위험요소를 안고 있다고 밝혔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대통령 경제회복자문위원회 위원을 역임한 미국의 대표적 경제학자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보호무역주의를 펼칠 것이고 이 경우 다른 나라는 무역 보복을 할 것”이라며 “재무부나 무역대표부가 온건한 정책을 주장하겠지만 과거보다 훨씬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로 갈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국경세 부과와 법인세 인하 등이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수입품에는 세금을 부과하고 수출품에는 보조금을 지급하는 형식의 국경세가 도입될 것”이라며 “국경세가 도입되면 연간 1200억 달러의 세수 증대 효과를 거둬 법인세 인하로 인한 세수 결손을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10년간 금리가 대단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자산 가격이 지나치게 올랐다”며 “과거 평균보다 크게 높은 주가나 국채 금리, 부동산 가격 등도 하락할 수밖에 없고, 이는 실물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10년 사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35%에서 75%까지 늘어난 국가부채도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이어 Fed가 올해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내년 2월에 임기가 끝나는 재닛 옐런 Fed의장은 금리를 올릴 것이라던 약속을 지키고 싶어 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 수준인 만큼 올해 계획대로 세 차례 올릴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펠드스타인 교수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와 관련한 중국의 경제적 보복에 대해 “매우 중요하고 심각하며 엄중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드를 도입하고 배치하면 어떤 영향과 혜택이 있는지 계산해야 한다”며 “북한이 큰 위협이 아니라면 미국에 사드 부지를 제공하지 않아도 되지만 제가 볼 때 북한은 한국에 큰 위협이며, 한국을 보호하는 데 사드는 매우 중요하다”며고 지적했다. 그는 “사드 미사일과 레이더가 모두 배치되고 (사드를) 더 이상 도입하지 않으면 중국은 한국을 제재하지 않겠다고 나올 수 있다”며 “중국 입장에서 배치된 사드에 대한 해체를 요구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이런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사공일 이사장은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에 대해 “중국이 글로벌 리더십을 지향하고, 아시아 리더 역할을 하려고 한다면 일련의 행동은 실수다”며 “한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 이 문제를 제소하고, 국제사회에 알려야 한다”고 밝혔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