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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CT & Science 게재 일자 : 2017년 03월 14일(火)
‘5G’ 앞길 막는 網 중립성·정치 포퓰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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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 송재우 기자 jaewoo@
5G, LTE 속도보다 20배 빨라
4차산업혁명의 고속도로 역할

이통사 “투자는 우리가 하고
과실은 OTT가 가져가” 불만
美FCC도 “網중립성은 실수”

“정치권, 투자확대 공감하면서
가계통신비 인하 검토 이중적”
대선 공약에 투자 감소 우려


4차 산업 혁명은 데이터 혁명이다. 일반도로를 달리던 데이터가 고속도로를 달리는 게 4차 산업혁명이다. 4차 산업혁명의 고속도로는 5세대(G) 네트워크다. 5G가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스마트 팩토리, 증강·가상현실(AR·VR) 미디어 등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차세대 정보통신기술(ICT)의 기반 기술로 불리는 이유다. 5G는 롱텀에볼루션(LTE)보다 20배 빠른 초고속, 10배 많은 초연결, 지연속도를 10분의 1로 줄여주는 저지연(Low Latency)을 제공하는 통신기술이다.

문제는 투자다. 당연히 막대한 네트워크 투자비가 들어간다. 4G LTE 상용화가 이뤄진 2011년 말부터 2012년까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의 투자비용은 총 15조5000억 원이었다. 5G에 투자하는 총 설비투자(CAPEX) 규모는 LTE 대비 1.5∼2배가량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5G 인프라 확대를 통한 수익 증대는 산업 생태계 전반에 골고루 영향을 미치지만 이에 대한 투자는 오로지 이통 사업자들이 한다.

최근 망 중립성 논의가 다시 고개를 드는 이유다. 망 중립성은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사업자(인터넷서비스공급자·통신사)가 모든 콘텐츠를 동등하게 취급하고 어떠한 차별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개념을 말한다. 망 중립성 개선에 가장 적극적인 국가는 미국이다.

아짓 파이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은 지난 2월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기조연설을 통해 “망을 공공재로 취급하는 규제가 광대역 투자를 침체시켰다”며 망 중립성 원칙은 ‘실수’라고 규정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역시 MWC에서 비슷한 고민을 토로했다. 박 사장은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이사회 회의에서 ‘투자는 이통사가 하고 과실은 오버더톱(OTT) 사업자가 가져간다’는 이야기들이 나왔다”며 “망 중립성은 ICT 생태계에서 너무 많은 초과이익이 있으면 나눠야 한다는 것이지 우리가 차지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고 말했다.

국내의 경우 조기 대선도 투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 수익성 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치권의 요금 인하 압력이 거세질 경우 5G 투자 지체와 경쟁력 저하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선 때마다 통신비 인하 공약은 단골손님으로 거론돼 왔다. 이명박정부 시절에는 기본료 1000원 인하가 정부 주도로 이뤄졌으며 박근혜정부에서는 공약이었던 가입비 폐지가 실현됐다.

이번 대선에서도 각 당 후보들이 공격적인 통신비 인하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기본료가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기본료 폐지 등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스마트폰 요금제를 포함, 월 1만1000원의 기본료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통 업계는 월 1만1000원을 일괄적으로 인하할 경우 연간 7조5000억 원의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사실 국내 이통 3사의 주력 사업인 무선 부문 매출은 2014년 24조5000억 원에서 지난해 24조2000억 원으로 이미 감소세다.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ARPU)도 지난해 4분기 3만5580원으로 전년보다 3.7% 줄었다. 이통 가입률이 100%를 넘어서며 성장 절벽에 부딪힌 데다가 선택약정할인(매월 20% 요금할인) 가입자가 1000만 명을 넘어선 것이 주된 요인이다. 여기에 2G부터 4G LTE까지 세대마다 이통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져 투자비를 회수할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면서 주요 대선주자 캠프 내에서도 이를 반영한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문제는 정치권이 투자 확대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한편으론 가계통신비 인하 등을 검토하는 등 이중적 태도를 보인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서비스를 위한 경쟁 압박은 커지지만 투자 여력은 줄어드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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