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45% “北 출신이란 이유만으로 차별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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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권위 ‘탈북주민 의식조사’
64% “북한서 공개처형 목격”

국내에 거주 중인 북한이탈주민(탈북자) 480명을 대상으로 인권의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약 45%가 ‘탈북자라는 이유만으로’ 한국에서 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북한에서 ‘공개처형을 목격했다’는 응답은 64.0%, ‘굶어 죽은 사람을 목격했다’는 응답은 66.3%에 달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14일 인하대 산학협력단과 공동으로 시행한 ‘2016년 북한이탈주민 인권의식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내 입국한 만 19세 이상 탈북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첫 번째 인권의식 조사다. 인권위 조사에 따르면 ‘남한에서 인권 차별경험 여부’(복수응답) 항목에서 ‘북한지역 출신에 따른 차별을 받고 있다’고 응답한 탈북자가 45.4%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어 학력·학벌에 따른 차별(25.7%), 정규직·비정규직에 따른 차별(24.2%), 나이에 따른 차별(24.0%), 경제적 지위에 따른 차별(23.7%) 순이었다.

인권 차별을 경험해도 탈북자들은 특별히 대응조차 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차별에 대해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27.7%)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대응을 하더라도 ‘시민단체 등에 도움 요청’(16.2%), ‘당사자 또는 해당 기관에 시정 요구’(13.6%) 등 ‘소극적인 행동’에 그칠 때가 대부분이었다고 인권위는 분석했다.

그런데도 ‘한국의 인권 존중 여부’ 관련 질문에는 ‘다소 존중된다’(64.4%), ‘매우 존중된다’(13.3%) 등 77.7%가 한국의 인권의식을 높은 수준으로 평가했다. 인권위는 열악한 북한 인권 상황과 비교해 탈북자들이 상대적으로 한국에서 인권이 더 존중된다고 느끼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이들은 북한에서 ‘사생활 보호를 받지 못함’(85.6%), ‘공개처형 목격’(64.0%), ‘출신 성분에 따른 차별’(35.0%), ‘고문 또는 구타’(26.0%) 등 심각한 인권 침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북한에서의 직장생활에 대해 83.3%가 ‘불만족했다’고 답했고, ‘사회보장제도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는 답변도 78.7%에 달했다. 굶어 죽은 사람을 목격했다는 응답자도 66.3%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