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희망펀드 기부 ‘없던 일로~’… 약정총액 1년새 5분의1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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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연장·신규가입자 거의 없어
10일 현재 6억 180만원 그쳐
예산집행률 45% ‘부실’ 비판도

‘청년희망펀드 약정 취소해 주세요!’

박근혜 전 대통령이 1호 가입자로 등록하며 기부를 독려했던 청년희망펀드가 ‘약정 엑소더스(대탈출)’를 겪고 있다. 은행에 청년희망펀드 신탁 계좌를 만들어 매달 이곳에 기부금을 자동이체하는 방식으로 ‘미래 기부’를 약속했던 가입자들이 약정을 중도 취소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14일 전국은행연합회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현재 누적 기부약정 총액은 6억180만 원으로, 지난해 말 7억3339만 원에서 3개월 사이 1억3000만 원이 빠져나갔다. 지난해 3월 10일(30억6253만 원)과 비교해보면 1년 새 5분의 1토막이 났다. 은행권 관계자는 “추가 기부가 예정된 금액이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라며 “약정을 중간에 취소하거나, 기존 약정자들이 재연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규 가입자가 바닥인 것도 영향을 받았다. 최근 일주일 동안 신규 가입자는 단 1명에 불과했다. 이런 추세라면 연내 추가 기부가 ‘0’인 상황을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의 동참 독려에 기부 약정을 한 은행원들도 재연장을 하지 않는 분위기다. 한 은행원은 “반강제적으로 동참했지만 취지는 좋다고 생각했는데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도 모르겠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도 커 재연장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털어놨다.

실제 청년희망펀드를 재원으로 청년 일자리 사업을 하고 있는 청년희망재단은 지난해 예산 집행률이 45%에 불과해 ‘부실 운영’ 비판을 받고 있다. 개인과 기업인들이 낸 기부금은 13일 현재 1462억 원에 달하지만 사용된 돈은 99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