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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사회] Who, What, Why 게재 일자 : 2017년 03월 15일(水)
수십억 연봉에 연예인급 인기… 인터넷 스타강사의 빛과 그늘
고교생 희망직업 2위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스타 인터넷 강사’로 유명한 한국사 강사 설민석(왼쪽부터) 씨와 영어 강사 김기훈 쎄듀 대표, 김대균 세종사이버대 겸임교수가 온라인 동영상 강의를 하고 있다. 자료사진
- 자기개발 쫓겨 私생활 없어… 살벌한 경쟁 도태 일쑤

돈 벌고 이름 날리고‘일석이조’… 영어교사 대신 스타강사 꿈꿔
설민석‘인터넷 최고작가’선정… 맨부커상 받은 한강 제치기도

‘나만의 강점’있어야 살아남아… 개인시간 대부분 콘텐츠 개발
‘상위 0.5%’ 제외 대부분 박봉… 노력만큼 성과없어 자진 포기도


최근 ‘스타 강사’가 연일 화제에 오르고 있다. 인터넷 강의 등으로 유명해진 강사들이 방송 등에 출연해 역사나 경제 등 어려운 분야를 알기 쉽게 전달하면서 연예인 못지않은 인지도와 인기를 누리게 된 것이다. 인기 있는 강사로 꼽히는 한국사 강사 설민석 씨의 경우 지난해 맨부커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을 제치고 ‘인터파크도서’ 인터넷 독자투표에서 ‘올해 최고의 작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인기가 높다 보니 자연히 억대 연봉을 받으며 지상파 인기 예능이나 케이블 방송 등에 반 고정적으로 출연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스타 강사의 전성시대’를 맞아 장래희망으로 스타 강사를 꿈꾸는 어린이와 청소년들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종사자들은 “스타 강사라는 이름처럼 화려한 모습만 있는 것은 아니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 노량진에 있는 재수학원 종합반에 다니는 이모(여·19) 씨는 영어교육학과에 들어가기 위해 공부 중이다. 이 씨의 꿈은 이른바 ‘영어 1타 강사(1등 스타 강사)’다. 고등학교 시절 영어교사를 꿈꿨던 이 씨는 재수를 준비하며 100명이 넘는 학생들 앞에서 강의하는 스타 강사의 모습에 매료돼 목표를 바꿨다. 이 씨는 “유명 스타 강사 선생님의 수업은 한 강의에 200여 명이 몰리고, 자리가 없는 경우도 많다”며 “대학에서 배운 지식으로 수험생을 가르친다는 점은 똑같은데, 공무원이 박봉이라면 스타 강사는 억대 연봉을 벌 수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돈도 벌고 유명해지고 일석이조 아니냐”고 반문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2016 진로교육 현황 조사’ 결과 고등학생의 희망 직업 분야 2위로 교육 전문가 및 관련직이 꼽히기도 했다.

과연 영광만 있을까. 스타 강사가 되면 또 다른 숨 막히는 경쟁세계에 발을 딛는다는 점은 대개 간과된다. 스타 강사들은 “강인한 생명력과 자기만의 색을 갖기 위한, 끊임없는 자기 개발 없이는 살아남기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메가스터디 대표강사이자 쎄듀 대표이사인 김기훈 대표는 상위 0.5%에 속하는 스타 강사다. 최고 45억 원의 연봉까지 받아본 적이 있다. ‘수능 영어의 고유명사’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성공했지만 김 대표는 아직도 개인 시간의 대부분을 콘텐츠 개발에 매진한다. 그는 “정상에 올라간 순간부터 정상을 지켜내야 한다는 중압감이 상당히 크다”며 “10년 이상 ‘롱런’하려면 그만큼 양질의 콘텐츠를 끊임없이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2000년 인터넷 강의를 시작해 ‘이틀간 인터넷 강의 매출 1억 원’이라는 기록을 세운 바 있는 김대균 세종사이버대 겸임교수이자 김대균어학원 원장도 마찬가지다. 그는 100억 원대 자산가로 억대 연봉을 받고 있지만 여유를 즐길 시간이 없다고 토로했다. 김 교수는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다”며 “강의가 없는 날에는 하루 대부분을 책을 집필하는 데 보낸다”고 말했다. 2015년부터는 인터넷 개인방송인 ‘아프리카TV’ BJ도 시작했다. “인터넷 방송으로 학생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들을 수 있어 연구에 도움도 되고, 학생들에게 좀 더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그는 지난해 ‘아프리카TV 베스트 BJ’로 선정됐을 뿐 아니라 프로콘텐츠상도 수상했다.

‘공부의 신’이라고 불리는 강성태 공신닷컴 대표의 모토는 ‘고3처럼 일하자’다. 그는 여력이 날 때마다 ‘하루 18시간 공부’를 진행한다. 인터넷 방송을 켜 둔 채 온라인으로 18시간 동안 학생들과 ‘함께’ 공부를 하는 것이다. 강 대표는 “학생들에게 스스로 한계를 깰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기 위해 시작했다. 일방적으로 가르쳐만 주는 데는 한계가 있으니 직접 함께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중에 있는 교육학 책은 거의 섭렵했다는 그는 학생들의 심리를 잘 파악하는 ‘멘토’로 유명하다. 과거 돈이 없어 원룸에서 강의를 촬영하기 위해 허리를 굽혀 가며 강의했던 그는 현재 지상파 방송이나 광고계의 러브콜을 받을 정도로 인기다.

이렇듯 스타 강사가 되기란 쉽지 않다. 콘텐츠 경쟁력을 위해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는 만큼 사생활은 대부분 포기해야 한다. TV나 인터넷 강의 속 화면에서 보이는 화려한 모습만 생각했다가는 금세 좌절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자신이 정말 이 직업을 원하는지, 할 수 있는지, 가능성과 적성을 꼼꼼하게 따져본 뒤 뛰어들어야 한다는 게 성공한 스타 강사들의 조언이다. 현실도 냉혹하다. 상위 0.5% 안에 드는 유명 강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박봉에 시달리고, 그마저도 개인 홍보나 조교 등의 인력 고용 및 콘텐츠 개발 비용으로 재투자해야 한다. 스타 반열에 오르기까지 몇 년이 걸릴지 장담할 수 없는 데다, 스타가 되지 못하고 결국 학원가를 떠나는 경우도 생긴다.

유명 인터넷 강사를 꿈꾸며 지난해까지 학원에서 국어 강사로 일했던 박모(31) 씨는 결국 올해 공무원시험 준비를 시작했다. 박 씨는 “학원 현장 강의에서 어느 정도 인지도를 얻어야 인터넷 강의를 촬영할 기회도 생기는데, 나만의 강점을 갖는 게 힘들더라”며 “몇 년이 지나야 성공할지 장담할 수 없으니, 이제 그만두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학원과 강사가 보통 6대 4 정도로 수익을 나눠 갖는데, 강사는 자기 홍보도 해야 하고 외모 관리부터 조교 임금까지 재투자할 곳이 많아 ‘빛 좋은 개살구’인 경우도 많다”며 “이쪽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냉정한 자기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 또한 “사교육 시장은 자본주의 논리가 강해 ‘빈익빈 부익부’가 심한 곳 중 하나”라며 “사교육에 대한 정부 시책과 방침에 따라 예기치 못한 외적 변수가 생길 수 있는 직업이니만큼, 진입할 때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현아·김성훈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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