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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Who, What, Why 게재 일자 : 2017년 03월 15일(水)
역사·심리·남녀관계 ‘즐거운 입담’… 출연료 적어도 시청자 호평에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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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점령한 스타강사

‘강연은 지루하다’는 편견이 깨졌다. 그동안 강연을 지루하게 느낀 것은 청중의 호응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강사가 청중의 호응을 이끌어 내지 못한 탓이었다. 이는 TV로 무대를 옮긴 스타 강사들의 놀라운 입담을 통해 증명됐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1∼2시간은 금세 지나간다.

요즘은 굳이 좋은 강연을 들으러 발품을 팔 필요도 없다. 2시간 안팎의 강연료가 1000만 원에 육박하는 스타 강사들이 연이어 TV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 프로그램은 케이블 채널 tvN과 O tvN에서 방송되는 ‘어쩌다 어른’. 어쩌다 보니 나이 먹고 몸이 커져 어른이 됐지만 정신 연령은 그에 걸맞게 자라지 못한 어른들을 위한 강연이다. 이 프로그램은 최근 역사학 열풍이 불며 강연 시장에서 가장 주가가 높은 한국사 강사 설민석 씨를 내세워 특집을 꾸민 것을 비롯해 김미경, 김창옥, 최민준 씨 등 강연 시장에서 ‘톱클래스 강연가’로 분류되는 이들을 줄줄이 무대에 세웠다. 최근에는 심리학 특집으로 허태균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와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가 나와 아무나 ‘언니’나 ‘이모’라 부르는 ‘가족확장성’, 서구 사람들은 호불호가 분명한 반면 한국인들은 ‘짬짜면’ 같은 모호한 답을 제시한다는 ‘복합 유연성’ 등 한국인의 특성을 꼬집어 공감을 샀다.

강의 주제 역시 무궁무진하다. 설민석, 최진기 씨가 역사적 사실을 통해 작금의 현실을 돌아보게 만들었다면, 김미경 씨는 ‘나를 데리고 사는 법’을 강의하며 “나를 사랑하라”고 외친다. 또한 소통전문가로 불리는 김창옥 씨는 ‘그 남자, 그 여자’라는 주제로 남녀가 서로를 이해해 가는 비법을 전수한다. 아들의 행동을 이해하고 친해지는 법을 알려준 최민준 씨 편은 아들을 키우는 엄마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어쩌다 어른’을 연출하는 정민식 PD는 “2010년 초반에는 자기계발 강연이 인기였지만 요즘은 지식이나 팩트에 기반을 둔 강연이 인기다. 향후 세상 모든 이가 도의적으로 알아야 하는 ‘이론’에 대해 이야기해줄 분을 찾고 있다”며 “강연 시장에서는 TV 출연료의 10∼20배 넘게 받는 강사들이지만 양질의 지식을 나눈다는 긍정적 명분을 갖고 3시간가량 걸리는 녹화에 기꺼이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쩌다 어른’이 인기를 얻은 후 종합편성채널 JTBC는 유명 연예인을 비롯해 정치인, 감독, 운동선수 등도 참여하는 열린 강의 형태를 띤 ‘말하는 대로’를 제작한 데 이어 지난 5일부터 강연쇼 ‘차이나는 클래스-질문있습니다’를 론칭했다. 매주 강사를 초청해 강의를 들은 뒤 패널들이 질문을 던지며 답을 구하는 형식이다.

기업교육 전문업체 엑스퍼스컨설팅이 2013년 발표한 인재개발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기업교육시장 규모는 5조2000억 원이고 이 중 강연시장 규모가 2조9960억 원으로 57%를 차지한다. 2015년 기준으로 한국강사협회에 등록된 강사 수는 이미 1만4000명에 육박한다. 결국 수요가 공급을 창출하듯,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상승하고 강연을 들으려는 이들이 늘면서 스타 강사들도 속속 등장하며 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강연쇼가 제작되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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