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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7년 03월 15일(水)
탄핵심판이 드러낸 憲裁 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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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동 사회부 부장

탄핵심판 사건을 다루던 헌법재판소의 심리 막판에 박근혜 대통령의 행위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되는지 등 사안의 본질이 아닌 헌재 전원재판부 구성 문제가 중요 쟁점으로 떠올랐었다. 대통령 측 대리인들은 박한철 헌재소장이 퇴임한 1월 31일 이후 “8인의 재판관이 결정하는 것은 피청구인의 9인으로 구성된 재판부로부터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선고일을 미룰 것을 요구했다. 헌법재판소법 23조 1항은 ‘재판관 7명 이상의 출석으로 사건을 심리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헌법 113조 1항은 ‘헌재에서 법률의 위헌결정, 탄핵결정, 정당 해산결정 또는 헌법소원에 관한 인용결정을 할 때는 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고 돼 있는 점에 근거, 헌재는 대통령 측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탄핵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재판관 6명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하는 만큼, 8명으로 재판을 하면 결원 상태인 1명의 재판관은 사실상 탄핵 반대 의견을 표명한 것과 같아 대통령에게 유리한 상황임에도 ‘공정한 재판 받을 권리 침해’ 운운하며 재판 연기를 주장한 대통령 측의 속셈은 뻔히 보였지만, 의도하지 않게 헌재의 문제점을 제대로 드러낸 것이 됐다.

박한철 소장의 퇴임 이후 이정미 소장대행의 퇴임일(3월 13일)이 다가오면서 8인 또는 7인 체제로 탄핵심판 선고를 해도 되는지, 그 경우 탄핵 찬반세력이 결과를 온전히 받아들일지 등 논란이 일면서 몇몇 국회의원은 ‘재판관의 임기 만료 또는 정년 후에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당해 재판관이 그 직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다’는 내용의 헌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독일, 스페인, 포르투갈, 슬로베니아, 라트비아 등 우리보다 앞서 이런 문제를 겪었던 상당수 국가가 임기 만료된 재판관의 후임 취임 때까지 직무 계속 수행을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 탄핵이나 정당해산 같은 중차대한 사건을 심리하는 막바지에 사안을 잘 모르는 새 재판관이 임명돼 왜곡된 결정을 내리는 데 일조하게 하거나, 9인 전원재판부가 아닌 불완전 상태에서 중대 결정을 내리게 하지 말고 아예 제도적 개선책을 마련하는 게 상책이지 싶다.

헌법재판관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3인, 국회가 선출하는 3인,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3인으로 구성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헌법 11조 2항과 3항도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헌재가 대법원의 하부기관도 아닌데, 대법원장이 헌법재판관 3명을 지명하는 현행 헌법에 문제가 있다는 게 상당수 헌법전문가의 인식이다. 대법원장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만큼,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3명의 재판관은 대통령 뜻에 크게 어긋나지 않을 공산이 커 결국 대통령이 헌재재판관 6명을 안정적으로 차지한다. 국회 몫(여당 1명, 여야합의 1명, 야당 1명)까지 더하면 재판관 9명 중 최대 8명을 가져가게 돼 말이 좋아 삼권분립이지 대통령 독식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있다. 헌법재판관 16명 전원을 재적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의회에서 선출하는 독일 방식은 참고할 만하다. 재판관 전원을 의회에서 선출하는 게 부담스럽다면 오스트리아, 프랑스처럼 행정부와 입법부에만 재판관 선출권을 주고 대법원장의 지명권은 거둬들이는 게 옳아 보인다. sdg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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