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제품이 돌파구다>시들던 有線에 ‘기가 인터넷’ 도입… 年매출 2000억 껑충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KT 직원이 주택가 전신주에 올라 초고속 인터넷 네트워크를 점검하고 있다. KT 제공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GS칼텍스 대전기술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바이오부탄올 관련 연구를 하고 있다. GS칼텍스 제공

- ⑦ 신기술로 시장 주도

■ KT
스마트폰 영향 시장 침체되자
‘초고속’으로 발상전환 승부수
1등 사업자로선 이례적 혁신

올해까지 4조9000억 투자로
3만2000명 고용 창출 효과도

국내에서 기가(GiGA) 인터넷이 시작된 것은 지난 2014년 10월이다. 기가 인터넷은 기존 100Mbps 초고속 인터넷의 속도를 뛰어넘는 유선 네트워크로 500Mbps와 1Gbps 상품을 포함한다.

기가 인터넷은 2006년 이후 10년 가까이 답보 상태였던 인터넷 속도를 한 단계 끌어올리며 인터넷 산업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기존 100Mbps보다 최대 10배 빠른 1Gbps의 속도는 고화질 동영상, 게임 등 콘텐츠 소비를 증가시켰으며 클라우드 이용 증가와 웹 검색의 만족도를 높였다.

국내 기가 인터넷을 처음 도입한 사업자는 KT다. 지난해 말 기준 KT의 기가 인터넷 가입자는 242만 명으로 KT의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851만6000명 중 28.5%에 달한다. 이동통신 3사 중에서 가장 많다.

물론 기가 인터넷 가입자 중 아직 500Mbps 가입자가 80% 수준으로 압도적이다. 그러나 향후 가상현실(VR) 등을 활용한 콘텐츠 등 비중이 높아질 경우 500Mbps는 물론, 1Gbps 속도의 기가 인터넷에 대한 가입자 비중이 늘어날 전망이다.

KT의 기가 인터넷 사업은 ‘발상의 전환’으로 해석된다. 사실 스마트폰이 새로운 인터넷 접속 창구로 떠오르며 당시 초고속 인터넷을 포함한 유선 사업은 돌파구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매출도 정체 상태였다. 그러나 KT는 기가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개발, 초고속 인터넷 사업을 반전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실제 2014년 1조7623억 원이었던 초고속 인터넷 매출은 2015년까지 1조7330억 원으로 부진을 이어갔으나 지난해는 1조9299억 원으로 증가했다.

기가 인터넷은 1등 사업자가 벌인 ‘혁신’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통상 후발 사업자가 시장의 판을 흔드는 도전을 감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최근 공개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2016년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에 따르면 초고속 인터넷 기준 가입자 점유율은 KT가 47.7%, SK브로드밴드 등 계열사를 포함한 SK텔레콤군이 31.4%, LG유플러스는 21%였다. KT는 초고속 인터넷 시장에서 1등 사업자가 아니었던 적이 없다.

특히 KT는 지난 2014년 5월 4조5000억 원 규모의 기가급 네트워크 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KT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유선 인프라에 3조8000억 원의 투자를 완료했으며 올해까지 총 4조9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한 생산유발 효과는 약 9조5000억 원, 고용창출 효과는 3만2000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새로운 카테고리를 통한 시장 창출이 투자를 유발하고 전후방 산업에 긍정적 연쇄 효과를 일으키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했다는 의미다.

기가 인터넷은 가계 통신비 절감에도 효과를 얻고 있다. 지난해 KT경제경영연구소는 모바일에서 스트리밍으로 동영상을 즐길 때 롱텀에볼루션(LTE) 데이터 대신 기가 와이파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1회선당 월 1만9800원(2GB 기준)을 절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가구당 평균 모바일 결합 수(2.3회선)를 고려하면 가구당 연간 50만 원 이상이 절감되는 셈이다.

기가 인터넷은 통신 소외 지역도 바꾸고 있다. KT는 전남 신안군 임자도를 시작으로 그동안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통신서비스에 소외됐던 섬 지역에 기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재난, 안전, 의료,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외에도 비무장지대(DMZ) ‘기가 스쿨’, 경남 하동군 청학동 ‘기가 창조마을’ 등 다양한 기가 프로젝트를 추진, 주민들 삶의 개선과 지역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제작후원: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그룹, LG, 롯데, 포스코, GS칼텍스,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한진, 두산, K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