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北포위 전략’ 시동… 黃·아베 만난뒤 ‘中동참’ 압박

‘北核’‘中사드보복’대책 논의
세컨더리 보이콧 카드 내비쳐

18~19일 訪中… 지도부 접촉
미국내 對中 강경기류 전하고
‘사드 원인은 北’ 분명히 할 듯

미국이 ‘외교 사령탑’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첫 아시아 순방을 통해 동맹국 연대를 통한 북·중 포위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16일 일본 총리·외교장관과의 회담을 통해 공식 외교일정을 시작한 틸러슨 장관은 한국에 이어 찾은 중국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저지를 위한 대북 영향력 행사를 강도높게 촉구할 계획이다. 이날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대변인 대행은 “틸러슨 장관이 동북아 지역의 동맹, 상대국과 (북핵 문제의) 다음 조치를 두고 실질적이면서 어려운 대화를 많이 할 기회를 가질 것”이라며 “북한의 위협이 점점 더 강해진다는 점을 다시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 국무부는 “틸러슨 장관의 이번 순방에는 구체적인 조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18~19일로 예정된 방중에서는 오는 4월 초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외적인 메시지 발신 수위를 조절하면서 중국에 대해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있음을 내비칠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대중국 카드로는 동북아 미사일방어체계(MD) 구축과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금융기관 및 기업·단체를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 등이 검토 중인 것으로 관측된다. 틸러슨 장관의 출국 전 수차례 열린 백악관 회의에서도 ‘중국을 강하게 다뤄야 한다’는 의견이 오고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주한미군 배치에 대해서 중국이 불만을 터뜨리려면 그것은 한국과 미국이 아닌 북한 쪽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하나의 중국’ 원칙과 미·중 간 무역 불균형, 환율문제 등 양자관계 현안도 논의 대상이다.

미국은 16일 오후 열리는 틸러슨 장관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및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과의 회담에서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공조 방안을 집중 논의하기로 했다. 일본 측은 핵·미사일 개발 위협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든 북한을 미국이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교도(共同)통신이 보도했다. 틸러슨 장관은 17일 오전 일본을 떠나 서울에 도착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예방하고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갖는다. 특히 북한 핵·미사일 문제와 함께 중국의 사드 보복에 대한 대응방안을 폭넓게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트럼프 정부에서 진행 중인 한반도 정책 리뷰의 속도와 얼개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관망된다.

인지현·박준희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