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간 핀치새 조사… 다윈 학설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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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치의 부리 / 조너선 와이너 지음, 양병찬 옮김 / 동아시아

퓰리처상(1995)을 받은 이 책의 20주년 기념판이다. 아인슈타인의 이론이 오랫동안 가설로 남아있다가 근래에 첨단기기와 자료를 통해 속속 실증적으로 입증되듯, 다윈의 ‘종의 기원’도 진화의 순간을 직접 목격한 사람은 없었다.

프린스턴대 생태·진화생물학과 교수인 피터와 로즈메리 그랜트 부부는 1973년부터 갈라파고스 제도의 대프니메이저라는 작은 섬을 찾아 그 섬의, 많을 때는 2000여 마리에 육박하는 핀치새를 전수조사했다.

핀치의 몸무게, 깃털의 색, 부리 크기, 무엇을 먹는지, 누구와 짝짓기를 했는지 등을 모두 데이터로 만드는 끈질긴 연구 끝에 2009년 다윈 가설의 생생한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핀치의 유전자는 매시간, 매순간 변한다. 그랜트 연구팀은 핀치 유전자에 기록된 진화의 흔적을 발견해냈다. 이 책의 초판(1994)은 미국의 과학저술가인 저자가 그랜트 부부의 연구를 바탕으로 진화를 추적·조사 중인 숱한 연구자들을 만나 광범위한 자료를 수집해 펴냈다.

20주년 기념판에는 현재까지 계속 연구를 이어오는 그랜트 부부의 이후 성과까지 담아내 연구자와 그들에 관한 책도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엄주엽 선임기자 ejyeo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