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키는 부풀리고 체중은 줄여서 말한다”

- 질병관리본부 2627명 조사
비만율 등 실제 수치와 달라

한국인은 키를 실제보다 크게 밝히고, 몸무게는 작게 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대상자가 직접 작성하는 정부 건강통계 자료의 경우, 비만율과 고혈압 유병률 등의 질환 수치가 실제보다 다소 낮게 보고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17일 한림대 산학연구단이 질병관리본부 연구용역을 받아 수행한 ‘지역사회 건강조사 기반의 신체계측 및 혈압측정 연구(김동현 한림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에 따르면,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지역사회 건강조사’ 면접 설문조사 참여자를 대상으로 실제 키·몸무게·혈압 등을 측정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조사 참여자 가운데 대도시·중소도시·농촌 등 3개 지역 2627명의 키를 실측한 결과, 남자의 평균 신장은 170.5㎝, 여자는 158.1㎝로 본인들이 직접 기록한 수치보다 각 0.48㎝, 0.38㎝ 작다는 것을 확인했다. 체중도 실제 계측은 남녀 평균 각 71.0㎏, 58.1㎏으로, 자신이 보고한 수치보다 남자는 0.74㎏, 여자는 1.23㎏ 더 무거웠다. 연구팀이 대상자들을 4개 집단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키의 경우 가장 작은 집단에서, 몸무게는 가장 무거운 집단에서 오차가 더 컸다. 몸무게가 작게 나가는 남자의 경우에는 자가 보고 시 실제보다 몸무게를 더 부풀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역사회 건강조사에서 나타난 비만율도 자가 보고 시보다 실제 측정치가 더 높게 나왔다. 19세 이상 기준 비만율은 자가 보고 시 27.9%지만, 실제 계측에서는 32.8%로 나타났다.

고혈압 유병률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이번 조사에서 30세 이상 고혈압 유병률은 32.9%(남자 38.5%, 여자 26.8%)로, 2015년 기준 국민건강영양조사의 30세 이상 고혈압 유병률 27.9%(남자 32.7%, 여자 23.1%)보다 높았다. 연구팀은 “정확한 혈압 측정은 지역사회 만성 질환 관리 사업에 중요한 만큼 지역사회 건강조사에서 추가 측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