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매연 없는 전기로 벌크화물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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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새 운반시스템 설치
연료비·오염 절감 ‘일석이조’

‘붕 붕∼’ 요란한 엔진음과 함께 대형 탱크로리에 실린 시멘트 가루가 레미콘 공장 사일로(저장탱크·사진)로 옮겨진다. 시멘트를 다 옮겨 실을 동안 탱크로리에서 검은 매연이 뿜어져 나와도 그동안은 시동을 끌 수 없었다. 탱크로리에 실린 시멘트 가루를 외부로 분출하기 위한 동력이 차량 엔진에서 공급되기 때문이다. 앞으론 이런 모습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인천의 한 시멘트 전문업체의 제안으로 인천시와 한국전력이 시멘트와 석탄, 곡물 등과 같은 벌크화물을 운반하는 차량에 외부 전력을 공급해 적재물을 분출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고안해 시범 설치했다.

시는 17일 인천 동구에 위치한 한국기초소재㈜에서 탱크로리에 외부 전력을 공급해 적재된 28t의 시멘트를 분출해 내는 작업을 시연했다. 기존에는 이 같은 양의 시멘트를 옮겨 싣기 위해서는 차량의 엔진을 최고 출력으로 약 35분간 가동해야 했지만 외부 전력을 이용해 25분 만에 분출 작업이 끝났다. 이 회사는 공장 4기의 저장탱크마다 3500만 원의 비용을 들여 이 같은 ‘벌크차량 시멘트 압송시스템’을 설치했다. 지난해 이 회사에서만 28t 탱크로리가 5560회 시멘트를 운반한 것을 감안하면 연간 5340만 원의 차량 연료비를 줄일 수 있다. 또 차량 엔진에서 발생하는 67t가량의 이산화탄소(CO2)와 564㎏의 질소산화물(NOx), 42㎏의 미세먼지(PM10) 등 대기오염물질도 줄어들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시는 환경부와 매칭사업으로 국고 보조금을 신청하고 인천지역 26개 시멘트와 레미콘 공장에 이 같은 시설 설치를 지원할 계획이다. 국고 지원이 이뤄질 경우 전국 1020개 사업장으로도 확대 가능하다.

인천 = 지건태 기자 jus216@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