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동결인데…HSBC만 “기준금리 내린다”

“韓 자본유출 가능성 거의없고
하반기, 경기·물가하방압력↑”

미국의 3월 금리 인상으로 대부분의 글로벌 투자은행(IB)과 국내 증권사들이 올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HSBC만이 인하 전망을 내놔 관심을 모으고 있다.

HSBC는 금리 인하에 따른 자본 유출 가능성이 거의 없고, 오히려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와 물가 하방 압력이 커져 한은이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17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월을 포함해 올해 모두 3차례 금리를 올려 정책금리가 1.25∼1.50%가 되면 현재 한은의 기준금리(1.25%)를 역전하게 된다. 이에 바클레이즈, 씨티, 모건스탠리, JP모건, UBS 등 대부분 IB는 한은이 올 연말까지 경기 진작과 가계부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유일하게 HSBC는 기존 금리 인하 전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금리 인하 시기는 기존 2분기에서 4분기로 늦춰졌다. HSBC는 올해 5월 조기 대선이 치러진 뒤 새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함께 금리 인하 정책 조합을 시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 2분기 이후 내수 부진 심화로 성장률(한은 전망치 2.5%)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HSBC는 “한국의 성장률은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등으로 1분기에 반등한 후 내수 부진으로 재차 둔화하고 하반기 물가상승률도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건설업 부진, 낮은 수준의 제조업 가동률, 고용 부진에 따른 민간소비 위축 등에 따른 경기 부진 심화가 금리 인하의 주요 근거이다.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등으로 인해금리 인하에 따른 자본 유출 우려도 매우 낮다고 판단했다.

김경빈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대부분 IB는 미국 금리 인상과 국내 가계부채 문제를 우선에 두고 금리 동결을 전망하지만, 국내 경기만을 놓고 볼 때는 인하 전망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