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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7년 03월 20일(月)
잘 키운 아역 하나… 열 스타 안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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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환희, 신린아, 허정은 (왼쪽부터)
- 순돌이부터 띵똥까지… 시대를 대표한 아역배우들

‘순풍산부인과’ 미달이·정배
‘곡성’속 뭣이 중헌디 대유행
트렌드 민감 CF시장도 인기

발굴 중요하지만 보호가 우선
민감한 소재·설정 관리 필요
문체부 주당 활동시간 제한둬


“더도 덜도 말고 아역만큼만 해라!”

한 중견 드라마 PD가 술자리에서 취기가 오르자 내뱉은 말이다. 자신이 연출한 드라마의 주연 배우가 소위 ‘발연기’ 논란에 휩싸인 것에 대한 일침이었다. 반면 초등학생인 아역 배우는 똘똘한 연기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으니, 어찌 예쁘지 않을 수 있을까.

찬찬히 되짚어보면 시대를 대표하는 아역은 늘 있었다. 군더더기 없는, 계산 없는 그들의 연기가 대중을 울고 웃게 만들었다. 안성기, 김혜수, 장서희, 장근석, 문근영 등 ‘잘 자란’ 아역 배우 출신들은 어느덧 내로라하는 스타들로 성장했다. 이 때문에 아역 배우들을 잘 발굴하고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 것에 대한 중요성 또한 강조되고 있다.

◇순돌이부터 효진이까지

배우 이민우는 다섯 살 때 1981년 ‘조선왕조 오백년’에서 세자 역을 맡아 그해 백상예술대상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 바통은 가족극 ‘한지붕 세가족’의 순돌이(이건주)가 이어받았고, 1990년대에는 시트콤 ‘순풍산부인과’의 미달이(김성은)와 정배(이민호) 등이 주목받았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아역은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며 유행어도 낳았다. 사극 ‘대장금’에서 “홍시 맛이 나서 홍시라 했을 뿐인데 어찌하여 홍시 맛이 나냐고 물어보시면…”이라는 유행어를 낳은 어린 장금(조정은)을 비롯해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해리(진지희)가 외친 “야 이 빵꾸똥꾸야∼”는 큰 인기를 얻었지만 방송언어를 해친다는 이유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징계를 받기도 했다. 이 외에도 영화 ‘과속스캔들’의 기동(왕석현)과 드라마 ‘최고의 사랑’의 띵똥(양한열) 등이 사랑을 받으며 트렌드를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CF 시장에서 각광받았다.

◇‘명품 아역’은 현재진행형

지난해에는 충무로에서 또 한 명의 걸출한 아역 스타가 탄생했다. 영화 ‘곡성’에서 2016년을 뒤흔든 유행어라 할 수 있는 “뭣이 중헌디”를 외친 효진이 역을 맡은 김환희의 나이는 14세였다.

연말연시 방송된 드라마 ‘오 마이 금비’에서는 10세 소녀 허정은이 아동 치매에 걸린 금비 역을 맡아 전지현이 주연한 ‘푸른 바다의 전설’의 흥행 발목을 잡아채며 시청자들을 눈물깨나 쏟게 만들었다. 이 외에도 현재 방송되고 있는 MBC 월화극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의 이로운(8), SBS 월화극 ‘피고인’의 신린아(8) 등이 꾸밈없는 연기력으로 드라마 몰입도를 높였다.

다수 아역 배우들을 스타로 키운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끼 많은 아역 배우를 발굴하는 것 못지않게 올바로 성장하도록 보살피는 것도 중요하다”며 “어릴 때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때문에 충분한 관리와 사랑을 받지 못하면 잘못된 가치관이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역, ‘활용’보다 ‘보호’가 먼저

열악한 제작 환경, 아동이 소화하기 버거운 소재와 설정 등은 아역 배우들을 위협하는 요소다. 아역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이는 이유는, 머리로 계산하지 않고 감성의 흐름에 따라 감각적으로 연기하기 때문이다. 연기와 현실의 구분이 어렵다는 의미다. 따라서 각종 강력 사건을 다루는 작품 속 피해자로 등장하는 아역은 따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아동 성폭행을 소재로 다룬 영화 ‘소원’을 연출한 이준익 감독은 8세 배우 이레를 위해 촬영 시작 전 아동정신과 의사들과 상담받도록 조치했고, 해바라기아동센터 상담의가 촬영 현장을 지키며 이레를 보살폈다. 앞서 제작됐던 아동 성폭행 소재 영화 ‘도가니’에 출연한 아역 배우들이 아동보호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 것에 대한 지적이 많았던 점을 고려하면 적절한 조치였다고 볼 수 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014년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을 발효하며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 사이 야간에는 청소년 예술인들의 활동을 금지하기로 했고, 주당 총 활동시간도 35시간 이내로 제한했다. 청소년의 학습권과 휴식권, 수면권 등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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