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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7년 03월 20일(月)
세계적 화랑 잇단 상륙… 毒될까? 藥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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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스 서울에 전시 중인 팀 랩의 작품 ‘Ever Blossoming Life II’. 뒤편에 조엘 샤피로(왼쪽)와 로버트 어윈 작품이 보인다. 페이스 서울 갤러리 제공
작년 스페이스칸 · 페로탱 이어
최근 ‘페이스서울’도 한남동에

불황에 국내 화랑 피해 불가피
일부선 “내수시장 국제화 도움”


미술 시장에 해외 유명갤러리들이 속속 진입하며 국내 화랑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 본점을 둔 세계적 화랑 갤러리페로탱과 4개국 공동연합체 갤러리인 스페이스칸이 4월과 5월 서울 종로구 팔판동과 강남구 청담동에 연이어 개장했고, 세계 최대 고미술품 갤러리인 바라캇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지난해 10월부터 영업 중이며, 급기야 지난 8일에는 미국 뉴욕에 본점이 있는 페이스 서울 갤러리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문을 열었다.

페이스 서울이 들어선 이태원은 대사관과 고급 주거지가 밀집한, 그리고 인근에 리움 미술관을 비롯한 다양한 문화시설이 자리 잡아 새로운 예술지구로 각광받는 지역이다. 페이스 서울은 현대 및 컨템포러리 미술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갤러리다. 1960년 설립 이래 20세기와 21세기를 대표하는 국제적인 작가를 소개해 오고 있으며, 현대 미술을 선도하는 뉴욕, 런던, 파리, 베이징(北京)과 홍콩 등에 전시 공간을 갖추고 있다. 페이스 서울 갤러리는 개관전으로 팀 랩, 라 큅, 장샤오강(張曉剛), 도널드 저드, 류젠화(劉建華), 로버트 어윈, 조엘 샤피로, 히로시 스기모토(杉本博司), 줄리언 슈나벨, 아그네스 마틴 등 전속작가 10명의 작품을 전시 중이다. 이우환도 전속작가인데 이번 전시에는 작품을 내지 않았다.

해외 유명갤러리는 국제적인 유통망을 지니고 있어 세계적인 거장의 작품부터 신예 외국 작가의 작품까지 모두 전시할 수 있다. 따라서 해외 작가들에 대한 한국에서의 수요를 적극적으로 창출해낼 수 있는 만큼 국내 컬렉터들을 흡수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특히 갤러리 운영이 반도체 공장처럼 막대한 시설과 설비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리스크도 적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외국 갤러리들의 ‘먹튀’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사실 최근 몇 년 전부터 서울옥션 등 경매사의 약진 등으로 인해 화랑들은 입지가 점점 좁아져 왔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6 미술시장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화랑은 475개로 2008년 183개에 비해 2.5배 이상으로 늘었다. 그런데 판매작품 수는 8332개에서 9836개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화랑 개수가 대폭 증가한 것에 비하면 오히려 판매 작품 수는 감소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그러던 차에 국제적인 판매망을 지닌 해외갤러리까지 한국에 들어오면 국내 화랑들은 엎친 데 덮친 격인 피해를 보는 셈이다.

해외갤러리의 국내 진출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의견도 만만치 않다. 김윤섭 한국미술경영구소장은 “내수시장의 국제화 가능성, 한국 현대미술 및 작가들의 국제 경쟁력 향상 등에 좋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며 “해외 화랑들이 검증된, 우수한 해외미술의 유입과 한국 작가들의 국제 경쟁력을 담보로 한 해외 진출의 창구 역할을 동시에 해나간다면 오히려 환영할 만한 일이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스페이스칸 운영에 참여한 다국적 갤러리 중 하나인 초이앤라거의 최근 움직임은 주목해볼 만하다. 독일 쾰른에도 갤러리를 운영 중인 초이앤라거는 쾰른에서 이미 백현진, 유진영, 김영헌, 나현 작가의 전시를 했고, 올해에는 김을, 이세현 작가의 전시가 예정되어 있다. 이 외에 이형구, 이용백, 이이남, 최수앙, 신미경 등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 미술 작가들의 전시를 추진중이다.

스페이스칸은 1979년 파리에 처음 문을 열어 김창열 등 한국 작가를 현지에 소개해 온 보두앙 르봉을 비롯해 로스앤젤레스의 백아트, 쾰른·런던·파리를 거점으로 한 초이앤라거 갤러리, 베이징의 갤러리 수가 세계적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손을 잡고 운영되고 있는 곳이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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