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스모그 갈수록 심각… 마지막 석탄발전소 폐쇄

전국 최초 ‘無석탄 에너지 도시’
오염 개선안돼 시민 불만 커져

극심한 스모그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마지막 석탄화력발전소가 운영을 중단하면서 베이징은 가스와 풍력 등 청정에너지 발전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중국 내 첫 도시가 됐다.

20일 베이징칭녠바오(北京靑年報) 등에 따르면 베이징의 화넝(華能) 열병합발전소는 지난 18일 오전 석탄을 연료로 하는 5대의 발전기 가운데 마지막 발전기의 가동을 중단했다. 이로써 베이징시 관할에 있던 석탄화력발전소 4곳이 모두 운영이 중단됐다. 이에 따라 베이징은 전국 최초로 발전소 무(無)석탄화를 실현하며 27개 발전소 전기를 모두 청정에너지원으로 생산하는 도시로 거듭났다. 1999년 건설된 화넝발전소는 발전기 5대로 연 84만5000㎾의 전기를 생산, 주변 2600만㎢ 일대에 난방을 공급해왔다. 베이징시 당국은 이 발전소 가동 중단으로 매년 석탄 투입량을 176만t 삭감하는 한편, 이산화황 91t과 질소산화물 285t, 분진 110t 등 오염물질의 배출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베이징시 정부의 이 같은 노력에도 스모그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 기간 주변 공장가동 중단으로 잠시 주춤했던 스모그는 지난 15일 폐막 이후 다시 악화한 상태다.

이에 시민들은,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전인대 폐막 기자회견에서 양회 등 중요한 국가 차원의 행사 때만 공기가 맑아진다며 ‘맑은 하늘’이 사치품이 되고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면서 “‘맑은 하늘’은 사치품이 될 수 없고 돼서도 안 된다”며 스모그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다짐한 점을 빗대 “맑은 하늘은 사치품”이라고 풍자하고 있다.

베이징 = 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