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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7년 03월 21일(火)
“춤은 이렇게 추는 거다”… 안은미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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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흔든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 공연 올리는 안은미

2015~2016년 프랑스를 시작으로 유럽 무용계를 뒤흔든 한국 현대무용안무가 안은미(사진). 춤을 배워 본 적 없는 평범한 할머니들을 작품에 등장시켜 삶과 예술 그리고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문 그는 현지 언론으로부터 ‘아시아의 피나 바우슈’란 찬사를 받았다. 일명 ‘할머니 막춤’으로 불리는 안은미컴퍼니의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가 오는 25~26일 양일간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2011년 이곳에서 초연한 작품이니 6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오는 셈. 2018년까지 공연 일정이 빼곡하지만, 숨 돌릴 틈 없이 한국 관객을 만나기로 했다. 이유가 뭘까. 지난 15일 두산아트센터 VIP룸에서 안 안무가를 만났다.

Q. 지난해 한국 민간 무용단 중 가장 바쁜 팀이었다. 2018년까지 스케줄이 꽉 찼다던데.

A. 살아 돌아오지 못하는 줄 알았다. 춤은 완전히 노동이다. 육체적으로 너무 책임이 많으면 정신적으로도 힘들다. 그래도 많은 경험을 통해 무용수들이 ‘프로의 경지’에 올랐다. 제대로 세어보질 않았는데, 본격적으로 투어를 시작한 2015년 이후 50회 가까이 공연했을 거다. 근대 이후 개인 무용단이 이런 성과를 올린 경우는 없다. 올해는 불가리아에서 시작하고 내년 이탈리아, 독일 등이 예정돼 있다. 좋다. 마라톤 골인 지점을 앞에 두고 마구 터지는 폭죽을 맞는 그런 기분이다.

Q. 2011년 두산아트센터에서 초연했고, 유럽 전역을 뒤흔들고 6년 만에 다시 두산으로 왔다. 작품이 좀 달라졌나.

A. ‘춤은 이렇게 추는 거다’라는 걸 알고 싶다면 꼭 보러 오시라. 할머니들과 젊은 무용수들이 뿜어내는 몸의 이야기를 들어 보시라. 마지막에 분명히 무대 위로 뛰쳐 올라오게 될 거다. 게다가 할머니 무용수들 규모가 최대다. 해외 투어 때는 재정적인 문제로 10명 정도만 세웠는데 이번엔 40명이다. 선착순 25명 모집이었는데, 해외에서 먼저 하신 분들이 ‘우리 애들 못 봤는데’ 해서 끼워 주고, ‘친구도 오고 싶다는데’ 해서 끼워 주고 하다 보니 그리됐다. 할머니들을 바꿔가며 공연하면 1년 내내 할 수 있지 않을까.

Q. ‘갈등’을 주제로 한 ‘두산 인문 극장’의 시즌 첫 무대다. ‘할머니 막춤’과 갈등이 무슨 상관이 있나.

A. 춤을 춰보라고 하면 다들 쑥스러워한다. 왜 그런가. 미디어를 통해 잘 추는 사람만 봤고, 춤에 대해 여전히 ‘천한 것’이라는 인식도 강하다. 우리 어머니만 해도 ‘기생이 추는 것’이라며 반대했다. 그런데 춤은 가장 기본적인 언어다. 자신을 몸으로 말할 수 없다는 건, 나답지 못하다는 거고 그런 상태로 제대로 된 삶을 살 수 있을까. 그래서 몸은 ‘갈등’을 인식할 수 있는 첫 번째 구조이고, 그걸 깨트릴 때 우리가 원하는 몸으로 다시 태어난다.


Q. 대한민국에 춤바람이라도 나면 좋은 세상이 온다는 말인가.

A. 정답이다. 공연 전엔 할머니들이 기 싸움도 하고 사이가 안 좋다. 그러나 함께 춤을 추면 덜 싸운다. 서로 헤어롤도 말아주고 ‘언니 이 옷 예쁘네’하며 칭찬도 해 주고, 몸이 불편하면 부축도 하고, 양보도 한다. 춤을 출 수 있는 세상, 즉 자신의 기쁨을 마음껏 토해낼 수 있다면 좋은 세상 아닌가. 요즘 집회가 많은데 구호를 외치다가도 마지막엔 다 노래하고 춤춘다. 분명 어떤 힘이 존재한다. 물론 춤 안 춰도 행복하면 더 좋은 거겠지.

Q. ‘아시아의 피나 바우슈’라는데.

A. 무대 위에서 에너지를 분출해 내는 방식이 비슷하니 그런 평가가 있지만 피나와 난 다르다. 우선 그녀는 긴 머리를 좋아했다. 피나가 생전 내 방에 놀러 와 알록달록한 옷들을 보고 놀라던 모습이 생생하다.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피나가 앞서 다 했다. 그래서 그녀와 달라지려고 20년을 노력했다. 분명한 건 유럽 관객들이 날 참 좋아한다는 거다. 정세가 어수선해서인지 그들도 웃고 싶어 한다. 나는 태생이 밝고 작품도 밝다. 시대에 딱 맞는 무용수 아닌가. (웃음)

Q. 변함없이 민머리에 반짝이 옷을 유지하고 있다. 바꿀 생각은 없나.

A. 전혀. 안은미 하면 떠오르는 스타일 아닌가. 예술가의 삶은 존재감의 싸움이다. 너무 편하다. 가발이 50개다. 염색하고 싶으면 컬러 가발 쓰고, 어떤 날은 리본 달린 가발을 쓴다. 눈썹을 다 밀어 버린 건 엄마가 정말 싫어하지만, ‘엄마, 난 신선이 될 거야’라며 웃는다. 검정 옷은 장례식장 갈 때만 입는다. 그리고 다들 반짝거리는 거 좋아하지 않나. 남 의식해서 못 입지. 그냥 입고 싶은 대로 입고 살아라. 몇 번 욕 먹으면 괜찮다.

글·사진=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주목할 만한 현대무용 3題

◇LDP 무용단 제17회 정기공연 = LDP무용단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들로 구성돼 젊음과 패기, 실험이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 붙는다. 이번 정기 공연은 두 작품이다. 프랑스 안무가 에릭 롱게와의 협업 작은 인간 욕망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그린다. 대사와 노래 등 연극적인 요소가 강하다. 김동규 대표의 신작 ‘룩 룩’도 기대된다. 화려한 슈트 차림을 입은 무용수들은 망사로 얼굴을 가려 표정을 읽을 수 없다. 선입견과 편견에 대한 질문을 던지려는 것. 후반부에는 폭발적인 군무를 선보인다. 31일~4월 2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02-3668-0007

◇국립현대무용단 ‘혼합’ = 새로 부임한 안성수 단장의 안무 작으로, 지난해 한·불수교 130주년 기념으로 파리 국립샤요극장에서 초연했다. 남도 민요, 거문고와 가야금 산조, 슈만의 피아노 4중주 등 동서양을 망라한 노래와 음악이 무용수 5명의 몸짓과 만난다. 3월 24~26일,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02-6196-1616

◇피나 바우슈 무용단 ‘스위트 맘보’ = 현대 무용 혁명가 피나 바우슈(1940~2009)의 무용단인 ‘피나 바우슈 부퍼탈 탄츠테아터’가 3년 만에 방한한다. 바우슈 타계 1년 전인 2008년 초연된 작품으로 무용수들이 무대 위를 달리고, 물을 끼얹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관객에게 말을 건넨다. 3월 24~27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02-200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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