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서 한국 원로작가展… “사드갈등 풀 실마리 되길”

- 예술원, 내달 19일 특별전

양국 수교 25주년 기념으로
회원 17명 작품 41점 선보여

한국내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추진에 대한 중국 당국의 보복으로 한·중 문화 교류가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베이징 시내 중심가에서 한국 화단을 대표하는 원로작가들의 특별전이 열리게 돼 주목을 받고 있다.

대한민국예술원은 오는 4월 19일부터 5월 12일까지 베이징 시내 중심가인 조양구 광화로에 있는 주중한국문화원미술관에서 ‘한·중수교 25주년 및 주중한국문화원 개원 10주년’을 기념해 대한민국예술원 미술전 특별전을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한국은 중국과 1992년 한중수교를 맺었으며, 주중한국문화원은 1994년부터 아시아게임 선수촌 국제회의센터와 현대자동차 빌딩에 세들어 있다가 2007년 현재의 베이징중심가에 새로운 건물을 짓고 독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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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예술원과 주중한국문화원이 공동개최하는 이번 전시에는 예술원 회장을 맡고 있는 민경갑 화백의 작품 3점을 비롯 서양화가 이준(3)·문학진(2)·윤명로(3)·유희영(2)·박광진(3)·오승우(3), 한국화가 이종상(2)·서세옥(1), 조각가 백문기(3)·전뢰진(2)·최종태(3)·엄태정(2), 도예가 권순형(3), 건축가 이광노(1), 섬유미술가 이신자(2), 서예가 이수덕(3) 등 예술원 회원 17명의 작품 41점이 전시된다.

지난 2010년 일본의 일본예술원 회관 전시실에서 예술원 회원들의 전시가 열린 이후 해외에서는 2번째 열리는 예술원 원로작가들의 전시로 예술원은 지난 연초부터 주중 한국문화원과 긴밀하게 협의해 행사를 준비해 왔다. 그런데 최근 중국의 ‘사드 보복’이 문화예술계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확대되며 행사 개최에 대한 우려가 없지 않았다. 하지만 작품 전시 장소는 중국의 베이징이어도 예술원과 한국문화원이 주관했고, 중국이 관여할 성질의 행사가 아니기 때문에 개최 자체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중간 분위기를 볼 때 중국 관람객이 얼마나 찾아줄 지 미지수이지만, 주최 측은 한국 미술을 중국에 알린다는 행사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민경갑 예술원 회장은 “사드 문제 때문에 한·중 양국 간의 각종 교류가 경직되고 있지만 자국의 이익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런 때일수록 인류가 공유할 수 있는 문화를 서로 보여줌으로써 적대적인 관계를 풀어갈 수 있는 실마리를 만들어야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