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민주당 주자들도 우려하기 시작한 文의 독선·증오 정치

5·9 대선을 불과 47일 앞둔 현 시점에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여론조사상 압도적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문 캠프 내부에서도 ‘불안한 대세론’ 얘기가 나온다. 비호감도 조사 결과가 보여주듯 지지 여론 못지않게 반대 여론도 높기 때문이다. 이제는 경쟁자들인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조차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하기 시작했다. 특히, 경선 투표 첫날인 22일 ‘현장 투표’ 개표 결과들이 유출되면서 이런 논란은 더 증폭될 수도 있다.

우선, 두 경쟁 후보는 ‘내가 하면 옳고 상대방이 하면 나쁘다’는 식의 독선을 정면으로 문제 삼았다. 안 후보는 22일 새벽 페이스북 글을 통해 “자신들이 비난당하는 것은 모두 마타도어이며 네거티브라고 상대를 역공한다”면서 “문 후보와 캠프의 이런 태도는 타인을 얼마나 질겁하게 만들고 정 떨어지게 하는지 아는가”라고 비판했다. 이 시장은 입장문을 통해 “어떠한 지적도 용납하지 않는 권위적 가부장의 모습”이라고 우려했다. 상대 진영에 대한 배타적 증오의 정치도 위험 수위다. 문 전 대표 본인이 수시로 ‘적폐 대청소’를 외치며 안 지사의 대연정 주장을 공격하고 있다. 문 전 대표 지지자들은 안 후보에게 욕설 ‘문자 폭탄’을 보내고 SNS에 ‘가죽 껍질을 벗겨 버린다’‘노무현과 같이 묻혀 버려라’고 비난하고 있다. 안 지사의 지적처럼, 이런 식이니 안철수·손학규·김종인·김한길 등 민주당이 어려울 때 힘을 보탰던 사람들이 모두 떠난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그럼에도 문 전 대표 측은 안 지사를 향해 “아침이면 후회할 밤에 쓴 연애편지” “주화입마” 등으로 되레 비아냥거릴 뿐, 시정할 의지는 보이지 않고 있다. 문 전 대표의 이런 정치를 걱정하는 것은 집권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식이라면 당선이 곧 심각한 국론 분열과 갈등의 시작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