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편지·사진… 벗겨지는 ‘카프카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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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것이 카프카 / 라이너 슈타흐 지음, 정항균 옮김 / 저녁의 책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로 불리는 프란츠 카프카가 세상에 남긴 작품들은 후대 작가들에게는 특별한 영감의 원천으로, 연구자들에게는 끊임없는 분석과 해석의 대상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는 비밀에 둘러싸인 작가다.

이 책은 카프카 연구의 권위자로 통하는 라이너 슈타흐가 카프카의 전기 집필을 위해 체코, 독일, 이스라엘의 도서관과 문서보관소 등에서 조사하고 발굴한 자료를 담고 있다. 슈타흐는 이 책에 실린 자료를 기초로 해 ‘결정의 시절’(2002), ‘통찰의 시절’(2008), ‘초년시절’(2014) 등 카프카 전기 3부작을 펴냈다.

책의 부제 ‘99가지 습득물’은 대부분 카프카의 일기와 그가 가족, 친구, 애인 등에게 보낸 방대한 양의 편지들로 이뤄져 있지만 노트에 남아 있는 미완성 텍스트, 사진, 엽서, 공문서, 당대인의 증언 등 희귀한 자료도 상당수 포함하고 있다. 그 자료들을 읽어가다 보면 카프카를 겹겹이 둘러싸고 있는 비밀이 한두 꺼풀씩 벗겨지며 카프카가 작품을 통해 던진 질문이 현재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용한 이유, 세대를 막론하고 수많은 독자가 그의 작품을 탐독하는 이유 등이 밝혀진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