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존 던컨 교수는… 軍복무때 가족문화에 끌려, 1년만에 다시 한국 돌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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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창건세력 통설 뒤집어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한국학 연구소장인 존 던컨(72) 교수는 해외에서 한국학 연구가 불모지였던 1960년대 한국사 연구의 길을 선택, 한국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데 누구보다 앞장서 온 외국인 사학자다. 1966년 주한미군으로 처음 한국에 왔다가 한국 특유의 가족적 문화에 매료됐다는 그는 복무를 마치고 미국으로 간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한국에 돌아왔다. 한국학 공부를 결심하고 들어온 던컨 교수는 연세대 한국어학당부터 들어가 한국어 실력을 키웠고, 1970년 봄 고려대 사학과에 입학했다.

던컨 교수는 어려운 한문 때문에 한국인들도 기피한다는 전(前)근대사 연구에 천착해왔다. 고려대를 졸업한 후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19세기의 농민 봉기에 대해 박사학위 논문을 쓰고 싶었지만 현지가 아니라 사료가 여의치 않았다. 이 때문에 고려 후기와 조선 초기 지배층 사이의 지속성에 대한 박사학위 논문을 썼고, 그의 당시 관심사는 후에 연구로도 이어져 대표적 저서 ‘조선 왕조의 기원(The Origins of the Choson Dynasty)’(너머북스)을 낳았다. 그는 이 책에서 고려 말 신흥 사대부가 조선왕조 창건을 주도했다는 기존의 통설을 뒤집고, 고려와 조선의 지배 세력이 연속선 상에 있었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밝혀 학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던컨 교수는 구미 학자들이 지닌 한국 유교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해 애써온 학자이기도 하다. 당시 조선의 유학을 편협하고 유연성 없는 정통론으로 보던 일반통설과 달리, 그는 조선 유학이 현실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학풍을 반영하는 실천적 학문이라고 봤다. 이렇듯 구미권 학자와 한국 학자들 사이의 이견을 좁혀온 그는 그 공로로 2009년엔 한국국제교류재단상을, 2010년엔 만해대상 학술부문을, 올해는 용재학술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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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미국 애리조나주 출생 △고려대 역사학(학사)·하와이대 대학원 역사학(석사)·워싱턴주립대 대학원 역사학(박사) △UCLA 아시아언어문화학부 교수 △UCLA 한국학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