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수호의 날>安保 불감증?… 민주·국민의당 기념식 대거 불참

TV토론·경선 준비 이유로
대선주자 대부분 참석 안해
黃총리 “적전분열땐 백전백패”

유력 대선주자와 당 대표 등 주요 정치인들이 북한의 서해 도발로 희생된 호국 영령을 기리기 위한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 대거 불참해 정치권의 안보 불감증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유권자들에게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외치고 있지만, 나라를 지키려다 목숨을 잃은 대한민국 장병들의 헌신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국무총리실과 국가보훈처 및 각 정당에 따르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2회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 불참했다. 국민의당은 대표 대리 의원도 보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 정당에선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정의당은 심상정 대표가 직접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서해 수호의 날은 △2002년 6월 29일 제2연평해전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폭침 △2010년 11월 2일 연평도 포격 도발 등 북한의 ‘3대 서해 도발’로 희생된 전사자와 순직자의 넋을 기리고 북한의 무력 도발을 상기하자는 취지에서 정부가 지정했다.

대선주자들도 상당수가 불참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날 낮 12시 30분 열리는 호남지역 경선 후보 합동토론회 참석을 위해 불참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전북 익산에서 예정된 오찬간담회와 광주에서 열리는 경선 후보 토론회 TV 녹화를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한국당에서는 홍준표 경남지사만 전날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천안함 용사 묘역 등을 참배했다. 김진태 의원, 이인제 전 최고위원, 김관용 경북지사 등은 TV 토론 준비를 이유로 불참했다. 반면 바른정당의 두 대권 후보인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는 기념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서해 수호의 날 기념사에서 “적전분열이면 백전백패라는 말이 있다”며 “우리 모든 국민이 굳건한 안보의식을 바탕으로 지혜와 역량을 하나로 모은다면 어떠한 군사력보다 더 강력한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황 권한대행은 또 “북한은 지금 우리의 상황을 잘못 판단하여 또다시 무모한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면서 “우리 군은 북한의 어떠한 군사적 위협에 대해서도 단호히 응징할 수 있도록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만용·김윤희·이근평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