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시 했던 ‘법관 인사’ 내일 이슈화

국제인권법硏 학술대회 열어
설문결과 공개… 후폭풍 예고

오는 25일 열리는 국제인권법연구회 학술대회에서 대법원의 인사제도에 대한 일선 판사들의 설문조사가 공개될 예정이어서 사법 파동의 후폭풍이 예상된다. 상황 전개에 따라 양승태 대법원장의 책임론 확산 여부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국제인권법연구회와 연세대 법학연구소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학술대회의 설문조사 내용에는 대법원장의 ‘제왕적 인사권’과 법원행정처 출신 판사들의 ‘회전문식 인사 특혜’ 등이 포함돼 있다. 일선 판사들이 그동안 법원 내에서 금기시됐던 의제를 이슈화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만만찮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연구회 소속의 한 판사는 24일 “법원행정처가 나서 학술대회 축소를 지시하고 판사들의 연구회 복수 가입을 막았던 것은 법원 내의 문제를 외부로 드러내지 않기 위해서였다”며 “학술대회를 계기로 그동안 대법원장의 인사권과 법원행정처에 비판적이었던 일선 판사들의 인식이 외부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인권법연구회 내 판사 다수는 학술대회 축소 지시 및 이모 판사에 대한 인사조치 배후에 양 대법원장이 존재한다고 보고 있어 학술대회를 계기로 비판의 화살이 양 대법원장으로 직접 향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법파동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번 논란은 법원행정처가 국제인권법연구회 주도의 법원 인사 제도에 대한 학술대회를 축소 지시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연구회 소속 이모 판사가 법원행정처의 지시를 따르지 않아 법원행정처 심의관 출근 당일 지방법원으로 원대 복귀당한 것으로 알려지며 파문이 커졌다. 현재 이인복 진상조사위원장(전 대법관)이 이번 의혹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 위원장은 일선 판사들의 요구를 반영해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판사들을 중심으로 조사위를 꾸렸다. 전국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판사 4명을 포함해 6명의 조사위원을 발표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