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회생후 매각통한 ‘빅2’ 재편?… 업계선 ‘냉담’

정부, 재편 가능성 언급했지만
수주절벽·中저가공세 ‘이중고’
현대·삼성重도 ‘인수여력’ 없어

정부가 대우조선해양의 규모를 축소해 회생시킨 후 매각하는 방식으로 조선업을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빅2 체제로 재편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당장 두 회사가 인수·합병(M&A) 여력이 없는 데다 현재 조선업 구조상 크게 경쟁력을 높일 방안도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추후 중국 등 다른 나라 조선소의 저가 수주 가능성도 변수다.

24일 정부 관계자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23일 대우조선해양 ‘주인 찾기’ 발언에 대해 “6조∼7조 원 정도로 대우조선해양 규모를 줄여 건실한 회사로 만든 다음 M&A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부실하고 방만해진 대우조선해양 주인 찾기는 쉽지 않으나 전략적인 고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시점을 조선 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 2018년 이후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 세계적인 수주 절벽과 중국 조선소들의 저가 수주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도 자구계획을 이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2018년 이후 수주 회복을 장담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조선소 특성상 분야별로 매각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고, 한꺼번에 인수하기에는 덩치가 너무 크다”면서 “전 세계 조선 시장이 어렵기 때문에 대우조선해양이 정상화된다고 해도 정부의 획기적인 지원안 없이는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해양플랜트를 대폭 축소하고, 특수선 분할 등 다운사이징을 하겠다는 방침이나 이 역시 여러 벽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날 홍성태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 위원장은 성명서를 통해 정부와 채권단의 임금 10% 삭감 요구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 위원장은 “취지에 걸맞은 지혜로운 방안을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의지가 충분히 있다”고 밝혔다. 유현진·윤정아·

거제 = 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 cwor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