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대출 57조↑… 평균부채 근로자의 1.5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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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당 평균부채 1억1300만원
소득대비 금융부채비율도 높아
소득 낮은 ‘생계형’ 70만 달해
내수부진 탓 상환 부담 커질듯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자영업자들의 빚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1년간 60조 원 가까이 늘어 480조 원을 넘어섰다. 장사가 시원치 않아 소득 대비 금융부채는 2배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또한 부채를 가진 자영업자 중 소득이 낮은 ‘생계형 가구’는 70만 가구에 달했다.

24일 전날 열린 한국은행 금융안정회의에 보고된 ‘자영업자 대출 건전성’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자영업자가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 규모는 480조2000억 원으로 추정됐다. 1년 전인 2015년 말(422조5000억 원)보다 57조7000억 원(13.7%) 늘었다. 한은이 약 100만 명의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다. 자영업자대출은 중소기업대출로 분류되는 개인사업자대출과 이들 개인사업자가 보유한 가계대출로 나뉜다. 개인사업자대출은 308조7000억 원이었고, 가계대출은 171조5000억 원이었다. 자영업자 부채 규모가 급증한 것도 문제지만 경기 부진으로 채무 상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보면, 지난해 3월 기준으로 전체 자영업자 가구의 평균 부채 규모는 1억1300만 원으로 상용근로자 가구(7700만 원)의 약 1.5배 수준이었다.

자영업자 가구의 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LTI)는 181.9%로 상용근로자(119.5%)보다 62.4%포인트나 높았다. 또 자영업자 가구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DSR)은 41.9%로 상용근로자 가구(30.5%)보다 훨씬 높았다. 열심히 벌어도 빚 갚기에 허덕일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전체 자영업 가구 중 빚이 있는 292만 가구에서 소득 하위 40%(1·2분위)에 속하는 ‘생계형 가구’는 지난해 3월 말 현재 69만6000 가구(23.8%)였다. 이들의 대출금은 42조8000억 원(전체 자영업자 대출의 9.9%)으로 추정됐다.

특히 생계형 가구 대부분은 유급 고용원 없이 혼자 분식점과 치킨집 등을 운영하는 영세 자영업자였다. 실제 생계형 가구의 업종별 비중을 보면 음식점업(26.7%)과 소매업(21.6%)이 매우 높았다.

생계형 자영업자의 평균 금융부채는 4700만 원으로 상대적으로 적지만 LTI 비율이 220.9%나 되고 연체 경험 가구의 비중도 9.8%나 됐다.

허진호 한은 부총재보는 “소매업과 음식업 등은 생계형 창업이 많아 앞으로 시장 금리가 오르면 빚을 안정적으로 상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