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금융권 가계대출 작년보다 13.5% 급증

은행권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지난해 농협·수협·신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 가계대출이 전년에 비해 13.5%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중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60%를 넘는 ‘고위험군’ 대출이 은행의 2배에 달하는 등 질(質)도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상호금융 가계대출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호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은 13.5%로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율(9.6%)을 크게 웃돌았다. 잔액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34조4000억 원이 늘어 2015년 증가액 16조6000억 원의 2배를 넘었다.

지난해 2월부터 은행권 대출 심사를 강화하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적용되고 상호금융권과 은행권 간 금리 격차가 줄면서 ‘풍선효과’가 발생한 결과로 풀이된다.

상호금융권 가계대출 중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연간 증가액이 2015년 1조7000억 원에서 지난해 14조1000억 원으로 8배가량 급증했다. 상가, 오피스텔 등 비주택담보대출도 증가액이 2015년 12조9000억 원에서 지난해 17조1000억 원으로 늘었다.

상호금융권 주택담보대출 중에서 LTV 60%를 초과하는 고부담 대출 비중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66.4%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말 은행권(35.9%) 보다 약 1.8배 높은 수준이다.

상호금융권 비주택담보대출 중 중·저신용 차주의 비중은 각각 48.4%, 10.6%로 나타났다. 이는 주택담보대출(27.2%, 8.9%)보다 높은 수준이어서, 부실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