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메르켈… 주의회 선거 압승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9월 총선 전 첫 ‘모의고사’
獨기민당 40.7% 지지받아
하락하던 지지율 추세 반전

사민당 슐츠 상승세 제동
메르켈 4연임 행보 가속도

독일 9월 총선을 앞두고 치러진 첫 번째 모의고사인 자를란트 주의회 선거에서 앙겔라 메르켈(왼쪽 사진)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이 마르틴 슐츠(오른쪽) 대표를 총리 후보로 내세운 사회민주당에 압승을 거뒀다. 최근 지지율이 하락세였던 메르켈 총리는 이번 선거로 4선 연임 행보에 숨통이 트이게 된 반면 유럽의회 의장 출신인 슐츠 대표는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26일 dpa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9월 총선 전 치러지는 세 차례 주의회 선거 중 첫 번째 선거인 자를란트 주의회 선거에서 기민당은 40.7%의 지지를 받으며 승리했다. 이는 지난 2012년 선거(35.2%)보다 득표율이 5%포인트 이상 상승한 것이다. 반면 사민당은 지난 선거의 득표율 30.6%에 못 미치는 29.6%를 얻는 데 그쳤다. 이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와는 확연하게 다른 것이어서 9월 총선 결과가 주목된다. 지난주 각종 조사에서 기민당은 31∼34%, 사민당은 30∼33%로 엇비슷한 지지율을 보여왔다. 사민당 지지율은 슐츠 대표를 전면에 내세운 뒤 상승세를 타왔다. 일부 조사에서는 사민당이 기민당을 앞서기도 했다. 특히 슐츠 대표의 지지율이 메르켈 총리를 앞서면서 9월 총선에서 사민당의 정권 탈환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지만 총선을 앞두고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메르켈 총리와 기민당에 대한 지지가 예상보다 강하고, ‘슐츠 효과’는 실질적인 득표로 연결이 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메르켈 총리는 4선 연임 행보에 가속도가 붙은 반면 슐츠 대표는 정권 탈환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또 이번 선거에서 사민당이 연방 정부 구성 방안 중 하나로 검토 중인 ‘적적녹’ 연정 대상인 녹색당이 의석 배분 최소 득표율인 5%를 얻지 못한 것도 타격이다. 좌파당도 12.9%를 얻어 지난 선거(16.1%)보다 득표율이 하락했다.

피터 타우버 기민당 총서기는 선거 결과에 대해 “유권자들은 안정과 책임을 택했다”며 “또 적적녹 연정에 대해서도 명백한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고 강조했다. 슐츠 대표는 “우리에게, 또 나에게 행복한 밤은 아니다”며 실망을 표시하면서도 “우리의 눈은 9월 총선을 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자를란트주 유권자 수가 80만 명에 불과한 데다 ‘리틀 메르켈’로 불리는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주 총리의 인기가 높다는 점에서 9월 총선에서 메르켈 총리의 승리를 점치기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따라 5월 7일 슐레스비히홀슈타인, 14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의회 선거 등 나머지 두 차례 지방선거의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자를란트 주의회 선거에서 6.2%를 득표하면서 원내 진입에 성공했다. AfD는 독일 16개 주의회 중 11곳에서 의석을 차지하면서 9월 총선에서 연방의회 진출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