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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소설 徐遊記 게재 일자 : 2017년 03월 29일(水)
(1093) 53장 활기가 국력이다 -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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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시내에도 포장마차가 많다. 통일이 되고 나서 북한으로 남한 여행자가 쏟아져 들어온 덕분이다. 포장마차는 북한 정부가 가장 먼저 사업허가를 내준 업종이어서 처음에는 남한 출신들이 운영했다. 적은 자본으로 쉽게 창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상황은 몇 달이 못 돼 뒤집혔다. 북한산 포장마차가 마른 땅에 불이 번지듯이 생겨나 남한 측 업주들을 밀어낸 것이다. 남한 출신 포장마차 업주들로서는 분한 노릇이지만 북한 자치정부 당국으로서는 고무적인 일이었다.

“역사는 반복되는 거야.”

공부를 많이 했다고 소문이 난 북한 자치정부 산업부 소속 기업국장 유필성이 포장마차 안에서 말했다. 유필성은 기업국 과장 둘과 함께 현장조사를 나온 참이다. 오후 7시 40분이 넘어가고 있었다.

“30여 년 전 중국이 남한 기업을 유치했던 자료를 보면 답이 나와.”

소주잔을 든 유필성이 말을 이었다.

“그때는 각 성(省)의 성장, 당서기가 수시로 남한을 방문해 기업 유치를 부탁했지. 사정을 했어. 남한 기업이 중국을 방문하면 극진하게 모셨지. 공장 부지를 무상 제공하고 건물까지 지어 주었어. 세금을 면제해 주고 길까지 만들어 줬다고. ‘한국 기업의 날’을 만들어 준 도시와 성이 한두 개가 아냐.”

다 아는 일이지만 과장들은 잠자코 듣는다. 이곳도 북한산 포장마차다. 유필성이 말을 이었다.

“한국 기업들이 중국으로 쏟아져 들어갔어. 값싼 노동력, 노사 갈등 없는 공장, 공장 부지 무상 제공, 세금 면제, 이익금 무제한 반출, 꿈만 같은 기업 조건이었지.”

그때 과장 하나가 거들었다.

“저도 들었습니다. 그때 한국 기업인들이 한민족 5000년 역사 중 바로 지금이 중국을 누르고 있는 시기라고 떠들었다지요? 룸살롱에서 한족 여자들을 끼고.”

“감격했겠지. 그럴 만도 하고.”

유필성이 쓴웃음을 짓자 다른 과장이 나섰다.

“그 시기가 30년도 못 갔지요. 그동안 한국은 극심한 정치 혼란기를 겪었고 중국은 연평균 10%대 경제 성장을 해서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 됐으니까요.”

“화무십일홍이지. 달도 차면 기우는 법이야.”

술잔을 든 유필성이 말을 이었다. 50대 중반의 유필성은 한때 중국주재 대사관에서도 근무했던 중국통이다.

“이제 북남이 통일됐으니 활기가 다시 우리한테 돌아왔네. 당시의 남한처럼 자만했던 중국이 지금은 불안하지 않은가?”

“그렇습니다.”

유필성의 잔에 술을 채워 주면서 과장 하나가 말을 이었다.

“중국은 세계 2강이 되면서부터 겸손해지지 않고 지배 근성을 드러냈습니다. 한국에 대한 노골적인 압박이 미국은 물론 러시아, 주변국들을 긴장시켰지요.”

“그 당시에 서동수 대통령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지금쯤 지도가 바뀌어 있을지도 모르지요.”

과장 하나가 말을 받았을 때 유필성이 눈을 가늘게 떴다. 만감(萬感)이 교차한 표정이다.

“글쎄, 나는 그것이 민족의 운명 같다는 느낌이 들어.”

유필성에게 어울리지 않는 말이었는지 둘은 시선만 주었다. 다시 유필성의 말이 이어졌다. 이번에는 한 걸음 더 간다.

“신(神)이 한민족을 버리지 않으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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