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매각’ 법정으로 가나

채권단 “우선매수 여부 밝혀라”
박삼구 회장 불복·대응 가능성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에게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밝히라고 ‘최후통첩’했다. 박 회장이 이에 불복해 법정대응에 나설 태세여서 인수전을 둘러싼 갈등은 장기화할 전망이다.

29일 채권단은 박 회장에게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 결과를 알리는 공문을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선매수권 행사기한 내에 구체적이고 타당성이 있는 컨소시엄 구성안을 제출하면 허용 여부를 재논의하기로 한 안건이 가결됐다는 내용이다.

채권단 대표인 KDB산업은행은 이 공문에서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와 자금조달 계획안을 오는 4월 19일까지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박 회장이 채권단과 중국의 더블스타 간 맺은 주식매매계약서(SPA)를 받은 날이 지난 20일인 만큼, 절차에 따라 30일 이내에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밝히라는 것이다. 산업은행은 행사기한 내 박 회장이 회신하지 않을 경우 인수의향이 없는 것으로 보고 더블스타와 매각절차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박 회장 측은 이번 결정에 대해 “검토의 가치도 없다”며 컨소시엄 안 제출을 거부했다. 컨소시엄 허용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전략적 투자자(SI)를 모을 수가 없는 만큼 채권단의 선(先) 제출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 회장 측은 “더블스타는 컨소시엄 구성이 되는데 우리만 안 된다는 것은 약정서상 불공정하다”며 “산업은행이 사전에 독단적으로 금호아시아나에 컨소시엄 구성 ‘불허’ 방침을 내린 것도 절차적 위법”이라고 밝혔다. 현재 박 회장 측은 법원에 매각조치중지 가처분신청 등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금호타이어 인수가 법정공방까지 간다면 인수전이 ‘전면 중단’된 채 장기간 표류할 전망이다. 법정대응이 이뤄질 경우 매각이 상당 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