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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소설 徐遊記 게재 일자 : 2017년 03월 30일(木)
(1094) 53장 활기가 국력이다 -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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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필성이 들어가 있는 포장마차에서 100m쯤 옆쪽, 새로 생긴 ‘오렌지 치킨’ 가게 앞의 포장마차에 서동수가 앉아 있다. 옆에 앉은 사내는 김동일이다. 길가 벽에 늘어선 포장마차 길이는 4m 정도였는데 손님용 의자가 여섯 개뿐이다. 그것도 동그랗게 궁둥이만 붙이게 돼 있다. 주인은 30대쯤 되는 여자로, 둘을 보더니 얼어붙어서 입도 떼지 못한다. 둘이 자리 잡고 앉았는데 다가와 주문을 받지도 않는 것이다.

“주문 안 받습니까?”

결국 서동수가 웃음 띤 얼굴로 묻자 여자가 한 걸음 다가섰다. 그런데 쳐다보지도 못한다.

“소주하고 거기, 닭발, 먹장어, 순대에다가 어묵까지 주시오.”

서동수가 보이는 대로 주문했을 때 김동일이 추가했다.

“떡볶이도 주시오, 2인분만.”

여자가 돌아섰을 때 여자의 등에 대고 서동수가 말했다.

“우리 때문에 손님이 못 올 것 같은데 술값에 곱하기 3을 하면 되겠지요? 의자가 6개니까 두 팀 값을 더 낸다는 거요.”

여자는 가만있었지만 김동일이 웃었다.

“의자까지 세어 보셨습니까?”

오늘은 서동수가 한잔 마시자면서 불러냈는데 만나더니 이곳으로 김동일을 데려온 것이다. 김동일은 신기한지 주위를 둘러보면서 밝은 표정이다. 여자가 우선 어묵 국물에다 술을 가져왔을 때 서동수가 말했다.

“열심히 일한 만큼 대가가 올 것이라는 믿음이 활기의 근본이오.”

김동일은 시선만 주었고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남한은 헬조선이라면서 자조하는 분위기가 만연했지요. 출산율은 저하되고 경제가 곤두박질치는 상황에서 국가는 좌·우·동·서·빈·부·청(靑)·노(老)로 갈기갈기 찢겨 있었단 말이오.”

서동수가 눈을 가늘게 뜨고 주인 여자의 등을 보더니 말을 이었다.

“주변 강대국들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눈을 부릅뜨고 똘똘 뭉쳐가는 상황에서 자중지란이 일어났다니까? 세계의 웃음거리가 되건 말건 권력을 쥐려는 정치꾼들은 상관하지 않았고.”

김동일은 외면했다. 그때가 북조선에는 통일의 기회였기 때문이다. 서동수가 쓴웃음을 지으며 김동일을 봤다.

“김 총리, 그때 어땠소?”

그러자 김동일이 얼굴을 펴고 소리 없이 웃었다.

“그때 우리 북조선에서는 기다리면 남조선이 넘어온다는 소문이 퍼져 있었지요. 당에서 그 소문을 만들지 않았지만 인민들 사이에 퍼져 나간 것입니다.”

“그랬겠지.”

“곧 남조선의 엄청난 돈과 자동차, 건물, 쌀은 물론이고 모든 재산을 우리가 차지하게 된다는 소문이 났습니다. 우리가 남조선의 뉴스를 그대로 평양방송에서 틀어줬으니까요.”

이제는 서동수가 입을 다물었고 김동일이 말을 이었다.

“6·25전쟁 직전에도 남조선이 분열돼 거의 무법천지였지요. 그래서 제 할아버님이 결단을 내리셨던 것인데…….”

김동일의 얼굴에 다시 쓴웃음이 번졌다.

“그때보다 더 혼란했지요. 그래서 이번에는 가만있어도 넘어오겠구나 했는데.”

“그래서 한민족이 위대한 거요, 김 총리.”

서동수가 말을 맺었다.

“세계사를 봐도 이런 작은 땅덩이 안에서 수천 년 동안 온갖 곡절을 겪으면서도 일어나는 국민이 어디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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