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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정재덕 셰프의 사계절 건강 밥상 게재 일자 : 2017년 03월 29일(水)
차돌박이 나물 보쌈, 야들야들 차돌박이·쌉싸래 봄나물… 입맛이 확 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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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돌박이 나물 보쌈. 고소해 보이는 차돌박이에 봄나물과 식용꽃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화사함이 보는 것만으로도 식욕을 자극한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봄 중에 봄이다. 길을 걷다 무심코 길가 꽃나무의 분홍빛 꽃망울을 발견했는데 그 자태가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마른 가지를 뚫고 올라온 꽃망울의 생명력이 참으로 놀랍고, 한편 대견하기도 하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지만, 유독 봄이 되면 입맛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럴 때 꼭 먹으면 좋은 음식이 바로 나물이 아닐까 한다. 식이섬유와 비타민A와 C 등 이 시기에 필요한 영양소를 가득 지닌 봄 나물은, 이 땅이 주는 선물임에 틀림없다.

잎, 줄기, 뿌리 어느 곳 하나 버릴 것 없는 나물을 보다 맛있고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음식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보쌈을 떠올렸다. 맛과 향이 좋은 봄 나물에 고소한 육즙의 고기까지 함께 먹는다면 입 속의 즐거움은 배가 될 것이다.

고기를 먹을 때 채소를 곁들이는 것은, 음식의 궁합을 중시했던 조상들의 지혜에서 비롯됐다. 채소와 고기를 함께 먹으면 입맛이 살아나고 영양소가 보완되며, 소화까지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요즘 말로 ‘케미’가 환상적이다.

나도 어렸을 적부터 고기를 먹을 땐 꼭 쌈을 곁들여 먹었다. 아버지께서 가끔씩 장에서 고기를 사오시는 날이면 어머니는 내게 텃밭에서 채소를 따오라고 심부름을 시키셨다. 갓 따온 상추, 배추, 오이 등은 매우 연하고 단맛이 났는데, 구운 고기와 된장을 넣고 쌈을 싸서 먹으면 그 맛이 꿀맛이었다. 지금도 입맛이 없으면 채소로 쌈을 싸서 먹는데, 잃었던 식욕이 감쪽같이 되살아난다.

입맛이 없다는 사람들에게 내가 느꼈던 ‘쌈의 마법’을 전달하려 한다. 이번에 제안하는 메뉴는 ‘차돌박이 나물 보쌈’으로 봄철 대표 쌈 나물인 참나물과 방풍나물을 야들야들한 차돌박이 고기에 싸서 먹는 영양만점 메뉴다. 참나물은 특유의 향을 가지고 있는 산채나물로,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베타카로틴과 섬유질이 풍부하며 잎이 부드럽고 소화가 잘돼 육류와의 조화가 탁월하다. 또한 씹을수록 감칠맛이 나는 방풍나물은 특히 호흡기 질환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래서 황사와 미세먼지가 찾아오는 봄에 사람들이 더 즐겨 찾곤 한다.

여기에 중요한 한 수(手)는 보쌈 고기를 차돌박이로 준비하는 것이다. 보쌈에는 흔히 두툼한 돼지고기 통삼겹을 사용하는데, 나물보쌈에는 얇으면서도 고소한 맛이 강한 차돌박이를 사용해 맛과 식감의 조화를 살린 것이 포인트다.

차돌박이는 소의 앞가슴 갈비뼈 하부에 위치한 부위로, 하얀 지방질이 차돌처럼 박혀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한 마리당 약 2∼3㎏ 내외 밖에 나오지 않는데, 차돌박이는 국물을 내는 부위인 양지머리에 붙은 고기이지만, 지방층이 두꺼워 양지와는 달리 육수를 낼 때 사용하면 기름지고 맛이 덜하다. 그대신 구워 먹으면 하얀 지방이 녹으면서 향과 맛이 살코기에 배어 들어 감칠맛과 고소함이 훨씬 진해진다.

차돌박이는 다른 식재료와도 잘 어울려 활용도가 높다. 전골로 데쳐 먹기 좋고, 된장찌개 등에 넣어 고소한 맛을 더해 먹기도 한다. 아울러 차돌박이 숙주 볶음, 차돌박이 부추 무침 등 채소와 함께 요리해도 맛이 좋고, 작게 잘라 아이들 볶음밥에 넣어 먹어도 감칠맛이 나니 냉동실 속 상비 재료로도 그만이다.

‘차돌박이 나물 보쌈’의 요리 과정은 복잡하지 않다. 참나물과 방풍나물을 다듬고 씻어 놓은 뒤, 차돌박이는 센 불에서 빠르게 익히고 후추와 소금으로 살짝 간을 해 놓는다. 그리고 접시 가운데 차돌박이를 쌓아 담고, 준비한 쌈 나물을 돌려 담은 뒤 새콤달콤한 간장 소스를 먹기 직전에 뿌리면 된다. 여기에 조금 더 기분을 내고 싶다면, 봄의 정취를 한껏 더해 줄 금어초, 패랭이, 비올라 같은 색색의 식용 꽃을 나물 사이에 몇 개 올려준다. 봄의 싱그러움과 화사함이 접시 위에도 피어나는 순간이다.

새콤하게 입맛 도는 간장 소스를 쌈 나물에 고루 섞은 뒤, 차돌박이에 싸서 맛을 본다. 참나물과 방풍나물의 쌉싸래한 특유의 향이 먼저 입안에 가득 돌고, 쫄깃하면서도 꼬들꼬들한 차돌박이는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난다. 쌈 나물만 먹었을 때의 헛헛함 그리고 차돌박이만 먹었을 때의 기름진 맛은 간 데 없고, 서로 보완되는 든든함과 향긋함이 젓가락질을 멈출 수 없게 만든다.

이 봄, 입맛과 활력을 다시금 살아나게 하는 ‘그 나물에 그 고기’의 꽤 괜찮은 궁합을 느껴보시길 권한다. 가족들의 건강과 입맛을 찾아주는 메뉴로 꼭 추천하고 싶다.

한식당 다담 총괄·사찰음식 명인


어떻게 만드나


재료

차돌박이 200g, 방풍나물 25g, 참나물 25g, 식용 꽃 4∼5개, 홍고추 1/2개, 대파 1/5개, 후추 소량, 소금 1/8작은술, 소스 양념(진간장 1큰술, 식초와 설탕 1/2큰술씩, 고운 고춧가루 소량, 레몬즙 1/8개, 다진마늘 소량)



만드는 법

1 방풍나물과 참나물은 깨끗하게 씻은 후 물기를 빼놓는다.

2 홍고추와 대파는 깨끗하게 씻은 후 채 썬다.

3 프라이팬이 뜨거워지면 차돌박이를 올리고 빠르게 익힌다.

4 차돌박이가 익을 즈음에, 소금과 후추로 양념하여 전체적으로 볶는다.

5 소스는 분량대로 진간장, 식초, 설탕, 고운 고춧가루, 다진마늘을 넣고 잘 섞는다. 그리고 가장 나중에 레몬즙을 짜 넣는다.

6 접시에 4의 볶은 차돌박이를 가운데 담고 1의 나물을 돌려서 담는다.

7 6의 접시에 담긴 나물에 2의 홍고추와 대파 채를 올린다. 식용 꽃을 나물 군데군데 뿌려 식감을 더한다.



조리Tip

1 씻은 나물은 물기를 빨아들이도록 키친 타월에 한번 싸서 보관한다. 그래야 나물이 잘 무르지 않는다.

2 마트에 파는 식용 꽃을 사서 준비해 놓으면, 샐러드나 나물무침 등에 다양하게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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