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현장에서 본 ‘대선 단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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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성열 전국부장

‘대선 출마 단체장들을 말한다’ 시리즈가 지난 20일 끝났다. 안희정 충남지사를 시작으로 이재명 성남시장, 남경필 경기지사, 홍준표 경남지사 등 4명을 차례로 다루었다. 지방 주재 기자가 자기 지역 단체장의 재임 기간 중 정책과 리더십을 분석하는 형식으로, 특히 대선 공약과 평소 언행이 일치하는지를 중점적으로 봤다. 시리즈를 기획한 것은 무엇보다 이번 대선에 나온 단체장의 숫자가 역대선거 중 가장 많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국민의당 등 4개 당에서 확정된 대선 경선 후보 13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6명이 현직 단체장이다. 대선 후보 중 지방자치 출신 도전자가 절반이나 된다는 것은 한국 정치사의 혁명이다.

물론 안희정, 홍준표, 남경필 후보는 처음부터 지역에서 성장한 향토 주자는 아니다. 순수 지방자치 출신은 이재명, 김관용 후보 정도다. 중량감은 떨어지지만 지방 인재의 정치 내공이 이만큼 성장했다는 건 큰 발전이다. 정치 대로에 들어선 지망생들에게 ‘지방자치로(路)’가 고속도로 못지않음이 증명됐다. 지금 전국의 풀뿌리 행정을 담당하는 223명 기초단체장, 즉 시장·군수·구청장 가운데 3선만 18.8%에 달한다. 재선까지 합치면 비율은 58.3%로 올라간다. 이들 중 일부는 앞으로 광역단체장이나 지역구 국회의원을 거쳐 대통령에 도전할 것이다. 지방 주재 기자의 단체장 분석 기사를 연재했던 두 번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래의 대통령감을 철저하게 검증하고 싶었다. 대선 직전 불과 몇 달 사이에 진행되는 각 당의 경선절차나 공개토론 몇 차례로 국민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긴 어렵다. 하지만 적어도 수년간 ‘동네 대통령’으로 일해온 단체장의 언행과 정책의 득실을 따져보면 보다 구체적인 판단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집에서 새는 바가지, 들에 가도 샌다”는 속담의 지혜를 빌렸다고나 할까.

작은 예를 들어보자. 안희정 충남지사는 3월 14일부터 4월 4일까지 16일간 연가(年暇)를 냈다. 민주당 경선 선거운동에 전념하기 위해서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같은 이유로 올 1월부터 3월 20일까지 총 10일 7시간의 연가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남경필 경기지사가 자체 계산한 연가 일수는 총 2.5일이다. 홍준표 지사는 앞서 쓴 5일에 3월 21일부터 4월 7일까지 14일 등 총 19일간 연가를 신청했다. 연가란 건강진단 등 공가(公暇)에 대비되는 개념의 개인적 휴가를 말한다. 대선 출마 단체장들이 이처럼 장기 휴가원을 제출한 것은 소속 정당의 경선 참가란 용무가 고유의 지방 사무로 볼 수 없는 ‘개인 사정’이라서다. 단체장의 관용차도 이런 개인적 용도로는 쓸 수 없다. 4명의 단체장 측에 문의했더니 비서실에서 총무과 등을 통해 근태서를 낸 후 단체장 스스로 결재해 휴가를 처리했다는 답변이 왔다. 만약 연가를 내야 할 상황에 연가를 내지 않거나 관용차를 함부로 사용(私用)한다면? 선관위 관계자는 “선거법 위반은 아니다. 공무원 복무조례 위반사항으로 지자체 감사부서가 점검하거나, 지방의회에서 감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들’에 가서 후회하지 말고, ‘집’에서 미리미리 물이 새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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