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5호砲!… 병호·재균 ‘부채꼴 타법’ 활활

박, 시범경기서 밀어쳐 솔로포
5홈런 좌·우월 1개씩,중월 3개
17개 안타, 타구 방향 골고루
박 “타격 타이밍이 아주 좋아”

황도 5호포 이어 4G 연속안타

박병호(31·미네소타 트윈스)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5번째 홈런을 날렸다. 박병호와 황재균(30·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은 나란히 부채꼴 타법을 뽐내고 있다.

박병호는 29일 오전(한국시간) 플로리다주 센추리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시범경기에 7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0-0이던 7회 말 2사에서 오른손 투수 오스틴 프루이트로부터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빼앗았다.

박병호는 지난 21일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상대로 4호 홈런을 때렸다. 미네소타가 1-0으로 이겨 박병호의 홈런은 결승 타점이 됐다. 2회엔 삼진으로 물러났고, 5회엔 볼넷을 골랐다. 박병호는 2타수 1안타(1홈런), 1볼넷을 챙겼고 시범경기 타율은 0.356에서 0.362(47타수 17안타)로 올랐다. 5홈런, 10타점, 9득점.

박병호는 매서운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으며, 특히 타구가 부채꼴로 뻗어 나가고 있다는 건 더욱 반가운 일. 시범경기의 17안타 중 좌측으로 향한 건 6개, 중앙으로 날아간 건 7개, 우측으로 향한 건 4개다.

5홈런 또한 좌월 1개, 중월 3개, 우월 1개다. 몸쪽, 바깥쪽 공을 가리지 않고, 당겨치고 밀어친다는 뜻. 중앙 타구가 가장 많은 건 정확한 배팅 타이밍을 유지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박병호가 지난 시즌 잡아 당기기(풀히팅)에 의존했던 것과는 정반대다. 미국 야구전문 통계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박병호가 때린 41안타 중 왼쪽으로 날아간 타구는 19개, 중앙은 15개, 오른쪽은 7개였다. 41안타 중 밀어친 건 17.1%에 그쳤다.

박병호의 긍정적인 변화는 힘보단 타이밍에 초점을 두고, 배트 중심에 공을 맞히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병호는 탬파베이와의 경기가 끝난 뒤 MLB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시범경기 맹활약의 비결에 대해 “타격 기술보다는 타이밍 덕분”이라며 “지금까지 타격 타이밍이 아주, 정말 좋다”고 설명했다. 박병호는 지난해 부진에 빠져 마이너리그로 강등됐었고, 지난 2월엔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됐다. 이와 관련, MLB닷컴은 “박병호가 40인 로스터에 포함돼 미네소타의 시즌 개막전에서 지명타자로 고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초청선수 신분으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황재균은 28일 아치를 그려 역시 5홈런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29일 시카고 컵스와의 시범경기에서 1안타(2타수)를 추가했다.

황재균은 3-2로 앞선 6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코너 길라스피의 대타로 타석에 들어서 좌완 마이크 몽고메리와 풀 카운트 승부를 펼치다 볼넷을 골랐다. 시범경기에서 얻은 첫번째 볼넷. 황재균은 맷 케인의 2루타가 나오자 홈을 파고들어 7번째 득점도 올렸다. 8회 2루 땅볼에 그친 황재균은 9회 마지막 타석에서 우완 다우리 토레스의 바깥쪽 빠른 공을 강타, 중전 안타를 날렸다.

4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간 황재균의 타율은 0.349에서 0.356(45타수 16안타)으로 높아졌다. 황재균이 때린 타구 방향은 좌측 4개, 가운데 6개, 우측 6개다. 5홈런은 좌월 2개, 우월 3개다. 황재균 역시 밀어치고 당겨치면서 투수를 공략하고 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