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기피’ 틸러슨, 터키·벨기에行엔 기자 2명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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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韓·中·日 방문땐 1명만 허용

‘反트럼프’ 서명했던 亞전문가
백악관 탓에 싱크탱크행 좌절
美정부 편향성 논란 또 불거져

‘언론기피증’ 비판을 받고 있는 렉스 틸러슨(사진) 미국 국무장관이 30~31일 터키·벨기에 순방에는 출입기자 2명의 동행을 허용하면서 언론과의 접촉을 조심스럽게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 반(反)트럼프 연명서한에 서명했던 아시아 전문가의 싱크탱크행에 제동을 건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편향성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틸러슨 장관의 터키·벨기에 방문에 국무부 출입기자단 순번에 따라 통신·방송 각 1개사 기자가 동행한다고 29일 보도했다. 통신사에서는 로이터통신, 방송사에는 폭스뉴스 기자가 틸러슨 장관의 전용기에 탑승한다. 틸러슨 장관은 30일 터키에 이어 31일에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국무부 출입기자단은 이날 성명을 내고 “틸러슨 장관이 언론을 위한 좌석 2자리를 비워둔 것을 환영하지만, 과거처럼 더 많은 언론사가 취재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이 확보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앞서 틸러슨 장관은 지난 3월 중순 한·중·일 3국 방문 당시에는 보수 성향의 인터넷 언론 인디펜던트 저널 리뷰 기자 1명의 동행 취재만 허용하면서 “1970년대에도 기자단이 국무장관 해외방문 취재를 제한받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또 국무부는 매일 열리는 언론 브리핑을 지난 1월 20일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한동안 중단해 오다가 이달 초 재개했지만, 그나마도 신임 대변인 인선이 늦어지면서 28일부터 중단한 상태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패트릭 크로닌 신미국안보센터(CNAS)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이 지난 1월 하와이에 위치한 대니얼 이노우에 아시아·태평양 안보연구센터 소장으로 임명됐다가 백악관 반대로 자진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이 센터가 국방부 지원으로 운영되는 상황에서 백악관이 크로닌 국장이 지난해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집단 서명한 반트럼프 서한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포기를 종용했다는 것. WP는 “이 자리는 정무직이 아니고, 크로닌이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함께 일했던 공화당원이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면서 “일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료들도 과거 페이스북 등에 트럼프를 비판한 글을 올린 점 때문에 조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