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희망이다>“지구촌 韓商들 거의 맨주먹 성공… 청년들, 세계로 나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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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한상대회… 포럼’ 참석 재미사업가 석균욱 회장

“한국 청년들이 좁은 땅을 벗어나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큰 꿈을 꿨으면 좋겠습니다.”

미국 워싱턴 DC에서 뷰티서플라이(미용재료) 매장 운영으로 연간 매출 3500만 달러(약 390억 원)를 올리고 있는 재미사업가 석균욱(65·사진) ‘뷰티4U’(Beauty4U) 회장이 취업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고국 청년들에게 바라는 말이다. 그는 지난 29일 경남 창원시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재외동포재단이 주최한 ‘제31차 한상대회 리딩 CEO 포럼’에 참석했다.

석 회장은 “전 세계에서 활약하는 한상(韓商)들은 대부분 맨주먹으로 시작해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현지화에 성공한 기업인”이라며 “해외에서 꿈을 펼치겠다는 포부가 있는 젊은이라면 한상이 교두보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실제 고국 청년의 해외 진출을 도와 꿈을 키워주는 일을 실천하고 있다. 10년 전부터 매년 고국 청년 2∼3명을 채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가운데 지금까지 영주권을 취득한 직원만도 20명이다. 석 회장은 앞으로 고국 청년들의 미국 무대 진출을 위해 세계한상대회 기간에 진행하는 ‘한상 청년 인턴십’에 참여할 계획이다. 그는 “사업을 키우려면 우수한 인력이 뒷받침돼야 해 고국의 청년들을 많이 채용하고 있다”며 “많은 젊은이들이 ‘뷰티4U’를 평생직장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하고, 미국 영주권을 취득하는 데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세계한상대회에서 ‘리딩 CEO’에 발탁되는 등 성공한 사업가로 평가받고 있는 석 회장이지만, 지금에 이르기까지 쉽지만은 않았다.

1981년 캔자스주립대에서 회계학을 전공한 그는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취득해 1985년 회계사무소를 차리며 정착하는가 싶었지만, 동양인 이민자에 대한 미국 주류사회의 장벽이 너무 높아 생계를 잇기도 어려웠다. 이에 그는 과감히 회계사무소 일을 뒤로하고 친형이 하고 있던 뷰티서플라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시카고의 72.7㎡(22평) 매장으로 시작해 첫해 3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당시 직장인 평균 연봉이 2만∼3만 달러였기에 대박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그는 생활비를 제외한 나머지 수익을 전부 재투자하며 사업을 키워 나갔다. 1992년 워싱턴으로 주 무대를 옮기면서 본격적으로 매장을 늘려가 지금은 모두 12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뷰티4U’ 매장에서 주로 다루는 품목은 흑인 헤어와 피부 미용 관련 제품들로, 취급하는 가짓수만도 4만 개에 달한다.

이제 자신의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고국의 후배 청년들에게도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석 회장은 “한국 청년들의 실력은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통하는데 너무 현실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좁은 땅을 벗어나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큰 꿈을 꾸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창원=곽시열 기자 sykwa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