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文측 ‘패거리·줄세우기 정치’ 너무 오만한 것 아닌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호남에 이어 29일 충청지역 경선에서도 압도적 1위를 차지하면서 결선 투표 없는 ‘후보 확정’에 다가서고 있다. 다른 정당 주자들까지 합친 여론조사에서도 선두를 유지하면서 문 전 대표 진영으로의 정치적 쏠림 현상이 갈수록 확산되는 양상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서는 ‘내 편 아니면 무조건 적(敵)’이라는 식의 패거리 행태, 세몰이를 위한 줄세우기와 차기 정권에서 한 몫을 노리는 줄대기 등 부작용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미 폴리페서 등과 관련해선 ‘너무 많아 더 받을 여지가 없다’는 얘기까지 나돈다. 대선 국면에서 이런 현상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문 전 대표 지지자들의 경우에는 배타성이 유별나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안희정 충남지사 측의 박영선 의원은 이날 비문(非文) 인사들에게 ‘문자 폭탄’을 보내자는 내용의 페이스북 글을 공개했다. ‘문재인 지킴이 십만 대군 모여라’라는 제목의 채팅장에서 박 의원에 대해 “당에서 기어나가라고 문자 좀 하세요”라며 박 의원의 전화 번호까지 소개됐다. 이재명 성남시장 캠프에 합류한 이종걸 의원에게도 “국회의원이라는 인간이 정권 바꿀 생각은 아예 없다”고 비난하면서 역시 전화 번호를 게재해 놨다. 앞서 당내 개헌파 의원들이 “당을 떠나라”는 문자 수천 통씩과 ‘18원 후원금’을 받은 바 있다. 가위 조직적 ‘정치 테러’라고도 할 정도다. 또 직능단체의 의견을 듣는다는 핑계로 사실상의 지지를 강요한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호남 경선 때 문 전 대표 지지 모임인 ‘새로운 전북 포럼’이 우석대 학생 170여 명을 동원해 식사 등을 제공한 것이 적발돼 수사를 받고 있기도 하다.

이런 잡음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문 캠프 대응 방식은 더 큰 문제다. 당 안팎에서 문제 제기가 잇따르자 “자발적으로 하는 것을 일일이 통제하기 어렵다”는 결론만 내렸다. 그냥 내버려 두겠다는 얘기고, 이는 결과적으로 사실상 조장하는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지금의 지지세력만 결집해도 다음 대통령은 ‘따 놓은 당상’이나 마찬가지라는 오만으로 비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