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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 게재 일자 : 2017년 03월 31일(金)
창경궁엔 ‘500년 숲’… 명성황후 시해 건청궁 ‘숨은 명소’
경회루 야경 · 창덕궁 낙선재 후원은 ‘인생샷’ 셀카 포인트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경복궁 경회루의 눈부신 야경. 불 밝힌 누각이 거울에 비친 듯 연못 위에도 드리워져 있다. 오는 4월 16∼27일 진행되는 고궁 야간관람 때 감상할 수 있다. ‘경복궁 별빛야행’에 신청하면 경회루 2층까지 올라가 볼 수 있다. 문화재청 제공

서울 ‘4대 궁궐 나들이’ A to Z

곧 4월이다. 본격적인 나들이 시즌이다. 매화, 개나리, 진달래가 피었고 새하얀 벚꽃 물결이 서울로 북상하고 있다. 사람도, 자연도 칙칙한 겨울옷을 벗고 형형색색의 봄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주말마다 고속도로가 차량으로 꽉 들어찬다. 하지만 짜증스러운 교통체증을 감수하며 굳이 멀리 갈 필요 없다. 지하철만 타면 바로 곁에 ‘전통과 자연’이 있다. 늘 습관처럼 지나친 경복궁(景福宮), 창경궁(昌慶宮), 창덕궁(昌德宮), 덕수궁(德壽宮) 등 4대 궁이다. 그동안 너무 가깝고 흔해 보여서 소중함을 깨닫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최근 궁궐 관람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2013년 한복 착용 시 무료입장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궁궐을 활용한 다양한 관람 및 체험 문화가 퍼지고 있다. 외국인은 물론 젊은이들도 궁궐의 여유를 즐기고 있다. 이번 주말에는 매화가 활짝 핀 경복궁에서 ‘셀카’를 찍어보면 어떨까.

1 궁궐별 개화 시기는

봄철 궁궐이 아름다운 이유는 바로 꽃 때문이다. 이미 ‘꽃 대궐’이 된 경복궁과 창덕궁이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4대 궁 안에서 가장 먼저 꽃망울을 터뜨리는 꽃은 생강나무다. 노란색 꽃이 산수유와 비슷한 생강나무는 지난 15일쯤부터 개화했다. 창덕궁 후원 연못인 관람지(觀纜池)와 창경궁 경춘전(景春殿) 뒤편 화계(花階·계단식 화단)에는 노란색 물결이 소복하다. 매화도 한껏 벌어졌다. 경복궁의 중간문인 흥례문(興禮門)과 근정문(勤政門) 사이 영제교(永濟橋) 주변에 매화가 흰 속살을 드러냈다. 창덕궁에서 창경궁으로 연결되는 입구에는 홍매화가 붉은 자태를 뽐내고 있어 카메라를 든 관람객들로 붐빈다. 곧 경복궁 교태전(交泰殿)의 후원인 아미산(峨嵋山)의 앵두나무, 창덕궁 희정당(熙政堂)의 산철쭉, 덕수궁 정관헌(靜觀軒)의 모란이 핀다. 5월까지 화려한 색의 잔치를 즐길 수 있다.

2 최적의 셀카 포인트는

궁궐의 전각과 꽃을 배경으로 카메라 셔터를 누르면 그대로 ‘인생샷’이 나온다. 경복궁 최적의 셀카 포인트는 경회루(慶會樓) 야경, 수정전(修政殿) 앞 계단, 정전(正殿)인 근정전(勤政殿) 마당 등이다. 경회루는 조선 태종 때 건립됐다. 연못 위에 세워진 커다란 누각이다. 왕이 신하에게 연회를 베풀거나, 외국 사신을 접대하던 곳이다. 연못 주변 어디서 찍어도 그림 같다. 야간엔 더욱 황홀하다. 연못 물에 비친 경회루를 배경으로 한 셀카가 최고 인기다. 수정전 앞도 좋다. 수정전은 세종 때 집현전(集賢殿)이 있던 곳이다. 훈민정음이 잉태된 장소인 셈이다. 늘 관람객들로 붐비는 근정전보다 한가해서 방해받지 않고 사진 찍기 좋다. 수정전을 배경으로 계단 중간에 서서 고개를 뒤로 돌리면 화보 같이 찍힌다. 근정전 앞마당 오른쪽 모서리도 포인트. 여기서 찍으면 근정전의 전체 모습과 함께 왼쪽으로 인왕산, 오른쪽에 북악산까지 담을 수 있다. 용 2마리가 새겨진 근정전 천장의 문양도 놓쳐서는 안 된다. 창덕궁에선 질감이 특이한 낙선재(樂善齋)가 포인트다. 낙선재는 전각의 창호나 벽의 문양이 신비롭고 독특하다. 그 앞에서 클로즈업 인물 사진을 찍으면 예쁘다. 창경궁과 창덕궁의 정전인 명정전(明政殿)과 인정전(仁政殿), 덕수궁의 석조전(石造殿) 앞은 전통적인 촬영 명소다.

▲  창덕궁 낙선재 권역 후원에서 굽어본 한옥의 지붕과 꽃망울이 터지기 시작한 매화.

3 최고의 전망이 있는 곳은

최고의 전망은 셀카 포인트와 거의 일치한다. 하지만 전각의 배치나 한옥 지붕의 곡선미까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그러기 위해서는 ‘궁궐의 숲’에서 한 발짝만 뒤로 물러나면 된다. 경복궁 면적은 43만2703㎡다. 그렇게 넓다는 중국 자금성(72만㎡)의 절반을 넘는다. 어지간히 높은 곳이 아니면 전체 조망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광화문 세종대로 오른편에 있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옥상에 오르면 정말 그림처럼 경복궁이 한눈에 들어온다. 덕수궁의 중화전(中和殿)과 석조전이 내려다보이는 곳도 있다. 덕수궁 돌담길 옆에 있는 시청 서소문청사 13층이다. ‘정동 전망대’라 불리는 이곳은 주말과 휴일에 일반에 개방된다. 카페에서 차 한잔 마시면서 여유를 부릴 수 있다. 창덕궁은 낙선재 후원에 우뚝 솟은 누각인 상량정(上凉亭)이 조망에 안성맞춤이다. 상량정에서 밑으로 굽어보는 낙선재의 지붕과 앞마당 ‘꽃숲’은 절경이다.

4 야간관람은 어떻게

고궁의 밤은 낮보다 더 화려하다. 4∼9월까지 매월 3∼4번째 주간에 경복궁과 창경궁에서 야간관람이 진행된다. 너무 인기가 많아서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되기 일쑤다. 4월 16∼27일까지가 올 봄 첫 번째 관람 시기다. 오후 7시에서 9시 30분까지다. 1일 최다 관람 인원은 4500명. 일반인은 인터넷 예매, 만 65세 이상 노인은 현장 및 전화예매로 관람권을 구매할 수 있다. 지난해까지는 한복을 입은 경우, 인원 수에 제한 없이 입장할 수 있었으나 올해부터는 쾌적한 관람을 위해 하루 100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경복궁 별빛야행’ ‘창덕궁 달빛기행’은 고궁 야간관람과는 별도의 프로그램이다. 저녁 식사가 포함돼 있으며 해설사가 동행한다. 대신 비용이 비싸다.

▲  한가롭게 ‘셀카’ 찍기 좋은 경복궁 수정전 앞 계단.

5 한복 착용 관람은

한복 착용 프로그램은 2013년부터 시작됐다. 문화재청은 한복을 입은 관람객을 대상으로 서울 4대 궁과 종묘 등에 무료입장을 허용해왔다. 지금도 한복 입은 관람객들이 꽤 많다. 셀카를 찍으려는 젊은이들과 외국인들 사이에서 인기다. 이 때문에 경복궁과 인사동 일대에는 한복 대여업체들이 성업 중이다. 평균 대여 시간은 2시간, 가격은 2만 원선이다. 문화재청은 4월 10일까지 ‘한복과 함께하는 좋은 날’을 주제로 한복 사진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인물과 궁궐 배경을 잘 조화시킨 작품, 야경을 이용한 작품 등이 잘 뽑혔다. 대상에 상금 150만 원, 최우수상에 상금 100만 원 등이 걸려 있다.

6 숨겨진 명소는

궁궐은 누구나 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도 않다. 숨겨진 명소가 제법 많다. 경복궁에는 건청궁(乾淸宮)과 집옥재(集玉齋)가 대표적이다. 건청궁은 비극의 역사가 숨어 있다. 대한제국의 명성황후가 시해된 곳이다. 이 사건 이후 건청궁은 한동안 방치됐다가 철거됐다. 지금의 건청궁은 2006년 복원한 것이다. 집옥재는 고종의 서재다. 경복궁 맨 안쪽, 북쪽 출입구인 신무문(神武門) 옆에 있다. 집옥재는 청와대 경비상의 문제로 일반인의 접근이 금지됐다가 1996년 공개됐다. 현재는 도서 3000여 권이 소장된 아늑한 공간이다. 창덕궁의 낙선재 역시 오랫동안 출입이 금지됐던 곳인데 개방된다. 문화재청은 4월 6∼29일까지 매주 목∼토요일 오전 10시 30분에 후원 특별관람을 진행한다. 낙선재를 지은 헌종의 일화를 비롯해 낙선재의 건축적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7 궁궐 최고 인기 프로그램은

그동안 관람객들의 반응이 가장 좋았던 프로그램은 뭐였을까. 문화재청에 따르면 궁궐에서 진행하는 11개 체험 프로그램 가운데 최고는 ‘창덕궁 달빛기행’이었다. 만족도 면에서 94.14점으로 1위를 기록했다.‘창덕궁 달빛기행’에서는 인정전, 낙선재, 후원 숲길을 산책하고 전통예술과 다과를 즐길 수 있다. 참가비가 3만 원이지만 회당 정원이 150명에 불과해 항상 예매 전쟁이 벌어진다. 2위와 3위는 각각 ‘창덕궁 나무답사’(93.45점)와 ‘덕수궁 풍류’(91.88점). ‘창덕궁 나무답사’는 19세기 초반 창덕궁과 창경궁을 그린 동궐도(東闕圖)에 묘사된 나무와 현재의 나무를 비교해 보는 프로그램이다. ‘덕수궁 풍류’는 덕수궁에서 펼쳐지는 야간 국악 공연이다.

8 경복궁은 공사 중

새로 지어지는 궁궐도 있다. 요즘 경복궁 근정전 뒤로는 공사가 한창이다. 흥복전(興福殿) 복원 공사다. 흥복전은 외국공사와 대신의 접견장소였다. 그러나 역시 일제강점기에 크게 훼손됐다. 지금은 고종 때 제작한 ‘북궐도형’을 근거로 원형 복원을 하고 있다. 2013년 10월부터 공사에 들어갔다. 내년까지 약 150억 원을 투입해 완료할 예정이다. 바로 뒤 향원정(香遠亭)에 대한 복원 작업도 추진되고 있다. 향원정은 작은 연못 위에 솟아있는 육각형의 누각이다. 왕과 왕비의 휴식처였다. 취향교(醉香橋)라는 다리를 통해 건너가도록 돼 있다. 그러나 이 취향교의 위치가 잘못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원래 취향교는 건청궁 쪽인 북쪽으로 뻗어있었다는 것이다. 문화재청은 이르면 다음 달부터 향원정에 대한 복원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9 궁궐에도 숲이 있다

궁궐이라고 해서 전각만 있는 것은 아니다. 창경궁에는 아름다운 숲이 조성돼 있다. 창경궁은 조선 성종 15년(1484)에 세워졌다. 성종이 세조비인 정희왕후, 자신의 생모인 소혜왕후 등을 위해 나무를 많이 심어 조성했다. 창경궁은 기본적으로 왕실 가족의 생활공간이었다. 1911년 창경원으로 격하되고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많이 훼손됐지만 500년 역사를 간직한 고목이 숲으로 남아 있다. 160여 종의 희귀한 수종이 보존돼 있다. 대온실을 지나 숲을 걷다 보면 저절로 힐링이 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문화재청은 ‘역사와 함께하는 창경궁 왕의 숲 이야기’를 4월 1일부터 10월 29일까지 매주 주말 오후 2시 30분에 운영한다.

10 ‘궁중문화축전’은

궁궐 관람의 ‘종합선물세트’ 같은 ‘궁중문화축전’이 4월 28일부터 5월 7일까지 4대 궁과 종묘에서 열린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궁중문화축전은 고궁 관람의 하이라이트다.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 열리는 개막제를 시작으로 ‘대한제국 황제 즉위식’과 ‘영조와 창경궁’ 등의 재현행사, ‘수라간 시·식·공·감’과 ‘왕실 내의원 한의학 체험’ 등의 체험행사, ‘무형문화유산 공연’과 ‘창경궁 야외 궁중극’ 등의 다채로운 이벤트가 펼쳐진다. ‘대한제국 황제 즉위식’은 덕수궁에서 열린다. 고종은 제국주의 열강들의 거센 침략에 대항해 1897년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조선이 자주독립국임을 세계에 알렸다. 올해는 대한제국 선포 120주년이 된다.‘영조와 창경궁’은 창경궁 일대에서 열린다. 영조 재위(1724∼1776) 시절 창경궁에서 일어났던 이야기를 한 편의 연극으로 재현하는 프로그램이다. 영조의 궁중 생활을 간접 체험할 수 있다.

글·사진 = 김인구 기자 clark@
e-mail 김인구 기자 / 문화부 / 차장 김인구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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