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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론-이현종 논설위원 게재 일자 : 2017년 03월 31일(金)
‘통합연대’ 성사 위한 3가지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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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종 논설위원

5·9 대선이 31일로 꼭 39일 남았다. 바른정당에 이어 자유한국당이 이날 후보를 결정하고 내달 3, 4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후보가 확정되면 1차 대진표는 완성된다. 이변이 없다면 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출발선에 설 가능성이 크다. 대선에서 한 달은 길고도 짧은 기간이다. 그 한 달 동안에 승부가 뒤바뀐 경우가 허다하다. 진짜 승부는 이제 서서히 막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당장 판세를 뒤흔들 변수는 문 전 대표를 제외한 보수·중도 ‘비문(非文) 연대’가 어떻게 구성되느냐 하는 것이다.

지난 2012년 12월 대선 39일 전 역사를 들춰보면 당시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안철수 무소속 후보와의 양자 대결에서 모두 패하는 결과가 나왔다. 박 후보는 40.0%의 지지율을 기록해 50.6%의 지지율을 얻은 안 후보에게 뒤졌고, 문 후보와의 대결에서도 43.0%를 얻어 47.9%를 얻은 문 후보에게 뒤졌다. 결과적으로 안 후보는 후보 등록 3일 전 사퇴를 했고 대선 본선에서는 박 후보가 51.6%, 문 후보가 48.0%를 얻어 박 후보의 승리로 결론 났다. 4년 뒤 조기 대선을 맞아 30일 리얼미터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문 후보는 35.2%를 기록했고 안희정 충남지사에게 밀려 3위를 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10개월 만에 17.4%로 2위로 올라섰다. 31일 동아일보 조사에선 문vs안 대결 때 41.7% 대 39.3%의 초박빙이다. 내주 각 당 후보가 확정된 이후 여론조사에서 문 전 대표가 40∼50%에 육박하는 당 지지율을 흡수하지 못하면 대세론은 위기다. 어쩌면 18대 대선의 악몽이 스멀스멀 되살아날 수도 있다.

문 전 대표가 당의 후보로 확정된다면 121석을 가진 제1당의 후보로서 프리미엄을 충분히 갖고 있다. 높은 정당 지지율에 탄탄한 조직력, 촛불 집회 이후 확장된 진보 진영의 지지와 보수의 몰락 등 강점이 많다. 그러나 이런 장점 못지않게 단점도 있다. 호불호가 분명하고 비호감도 많다. 외교·안보 분야에서 불안감은 중도·보수층이 비문 연대의 형성을 추동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대연정을 주장하는) 안 지사가 후보가 되면 우리는 해보나 마나”라고 했던 것이 엄살이 아닌 이유다.

민주당을 탈당, 비례대표 의원직도 사퇴한 김종인 전 대표가 내주 초 출마선언과 함께 ‘통합정부 연대’ 구성을 본격화할 작정이다. 지지 기반도 다르고 정책·노선이 상이한 몇 개의 정치집단이 하나로 뭉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정치실험이다. 단순히 문 전 대표를 반대하는 성격이라면 국민은 이를 야합으로 비난할 수 있다. 그러나 문 전 대표가 집권 후 만들어 나가려는 정치·경제·외교·안보의 모습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 과반도 안 되는 정당으론 국회 선진화법 체제에서 법안 하나 처리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운동권식 선악(善惡) 프레임으로 한 발짝도 나가기 힘든 구조다. 특히, 안보는 의원 상당수가 사드 배치에 반대하고 있는 민주당 분위기로는 집권하자마자 한·미, 한·중 ,한·일 갈등이 악화할 수 있다. 이런 불안과 걱정을 덜어줄 정치세력이 등장한다면 통합연대에는 희망이 있다.

우선, 연대가 성립하려면 각 당의 절박함이 전제돼야 한다. ‘나도 양보할 수 있다’는 자세만 된다면 1차 관문은 통과할 수 있다. 지금 한국당은 93석, 국민의당 39석, 바른정당 33석으로 3당이 합쳐야 164석이다. 연대하지 않고 개별적으로는 의미 없는 의석이다. 둘째, 단순한 비문 연대는 안 된다. 나라를 어떻게 변화시켜 나갈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비전과 실천안이 제시돼야 한다. 이를 위해 DJP 연대처럼 권력을 분점하고 선거 전에 국무총리, 경제부총리, 국방·외교장관과 같은 핵심적인 섀도 캐비닛(shadow cabinet)을 미리 발표, 어떤 정부가 될지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국민에게 믿음을 주는 인물이 함께한다면 경쟁은 해볼 만하다. 셋째는 가장 중요한 개헌과 같은 정치적 목표를 공유하고 로드맵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이런 비전이 민주당보다 나아 보여야 선택을 받을 수 있다.

백마 타고 오는 초인(超人) 같은 지도자를 기대해선 안 된다. 다양한 갈등이 상존하는 지금은 이를 잘 조정하는 ‘유능한 조정자(coordinater)’가 필요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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